난생 처음 밟아보는 피닉스땅.

어디가 어딘지... 지도한장 없이 두리번두리번 버스정류장 표시가 있는 곳으로 나오니
택시도 보이고 엄청 길다란 리무진도 보인다.
한 친구가 가까이 오더니 어디가느냐 묻는다.
템피가 어쩌구 그랬더니 밴을 타라네...
밴을 타고 숙소인 [Holiday Inn Tempe]로 오는데 공항에서 15분도 안걸린다.

일단 지명부터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어디가서 길 잃으면 동네이름을 말하지...
호텔 카운터에 [Tempe]가 템페냐? 템피냐? 물으니 템피가 맞단다.
짜식들 그럼 알기쉽게 Tempi 나 Tempy로 하지않고서... 헷갈리게시리...

일단 아들놈 학교로 가서 입학에 필요한 등록절차를 밟는게 우선이다.
호텔에서 ASU가 어디 있느냐 물으니 호텔 앞 사거리에서 대각선 방향이란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냐고 묻자 5분이란다.
나중에 돌아보니 호텔앞 사거리 대각선방향이 모두 학교캠퍼스다.

호텔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예약을 했다.
Yahoo 지도에서 학교근처 호텔을 찾아 예약을 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들이 어떻게 여기를 예약했느냐 묻길래 인터넷 지도검색으로 찾았다고 하니
아들놈 표정이 놀랍다는 모습이다.

녀석아... 아직은 이 아빠가 너보다 날껄...
아직은 아빠를 만만히 봐서는 안된다는 것을 확실히 일깨운게 소득이다.

일단 학교에가서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왔노라는 것을 알린 후, 시내 중심가 탐방에 나섰다.

근데... 이게뭐야~~~@.@....???
시내 중심가라는게 걸어서 15분이 모두다.
중심로 끝에서 끝까지가 2블럭밖에 없네...
뭐좀 먹으려고 뒤적이니 일식집이 눈에 보인다.
가격표를 보니 사시미와 쓰시는 제일 싼게 $4.55 부터다.
몇쪽이나 되느냐 물으니 사시미는 5쪽, 쓰시는 2쪽이라는구먼.
그러니까... 세금에다 팁까지 이리저리 합하면 대충 초밥한개에 3500~4000원 정도가 되나...
#$%^@!^&@.@!

우리는 2차로 피자집을 또 가야만 했다.

걸어서 15분인 시내에 할일이 뭐가 있을까???
들어갈 데가 없다.
극장 하나. 그래도 그 극장은 8개 프로정도를 동시상영하는거 같다.
유흥업소는 아예 안보이고, 그나마 bar 나 마트에서도 21세이하에게는 술을 안판다.


그날 , 숙소로 들어와 서울로 와이프에게 도착신고를 하며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여보~~~ 교육환경으로는 너~무 좋다~~. 보니까...이재원이.. 지가 공부하기 싫으면
할 수 있는게 잠자는거 밖에 없네...'

ㅋㅋㅋ... 아들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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