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Kingsford Smith 공항은 꽤 쾌적한 느낌을 준다.
축국수속을 마치고 boarding zone으로 들어가려는데 세관원이 우리말로
' 면세품 있습니까? '  하고 물어 온다.  제법 능숙한 발음이다.
한국 여행객이 그만큼 물건을 많이 사는 모양이다.

사는 양은 많은데, 물어봐도 뭔뜻인지 몰라 대꾸가 제대로 안되니 자기들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결국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우리말을 익히게끔 해서, 한국어를 세계에 전파하는건 좋은데...
좀 다른 표현을 익히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세관원에게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하니, 옆에 있던 녀석이 쫒아와  ' 사요나라가 어쩌구...' 하길래,
처음엔 뭔 말인가 했더니, 사요나라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냔다.
짜식이... 그냥 good bye를 뭐라고 하느냐고 물으면 되지, 왜 하필 사요나라가 뭐냐고 묻는지...

안그래도 가는 곳 마다 일본인들과 부딪히는게 어딘지 떨떠름하고,
Gledswood에 갔을 때도 양털깎이 시범장에서 일본 관광객과 같이 있는 곳에서
일본어로만 설명하는게 맘 상했었는데...

에이~~~ 또 한번 발동하는 얄팍한 민족적 자존심.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당시 일번 관광객과 우리는 분명히 신분상의 차이가 느껴졌다.
그들은 말 그대로 시골 아저씨, 아줌마고,
그래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소위 내노라 하는 엘리트 직장인들인데...
그렇다면 일본의 내노라하는 직장인들은 몇년 전 쯤 이곳엘 다녀 갔을까?
그들은 지금은 어디쯤을 다니고 있을까???

궁금하다.
그것이 일본과 우리의 벌어진 시간 차이 일테니까...


나에게 한국어를 물어온 그 세관원에게, good bye를 '안녕히 가세요' 라고 가르쳐 주니
혼자서 몇 번 발음을 해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한다.   좀 어려운 모양이다.
boarding을 기다리면서 생각하니, 좀 어렵겠다.. 생각이 든다.
특히 일본어의사요나라에 비해서.

짜식이 어렵다고 안 쓰거나, 혹은 벌써 잊어 먹은건 아닐까...??? 
좀 쉽게 '잘 가요' 나, 아예 '안녕' 이라고 가르쳐줄걸 잘못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다음부턴 외국인이 우리말을 물어오면, 가급적 간단하고 발음이 쉬운걸로 알려 줘야지...

면세구역에도 어김없이 [면세품 판매]라는 한글이 당당히 눈에 띈다.
해외여행시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찌됐건 지구상에 Korea가 알려진건 사실인거 같다.
이제는 그 image를 잘 가꿔나가야 할 때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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