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온몸에 느껴지는 충격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등에 전해지는 뻐근함을 느끼며 차에서 내려 뒤를 돌아보니,

내 차를 들이받은 차가 이런 모습으로 서있다.

앞좌석 양쪽 에어백이 모두 터져나왔고,
엔진룸이 많은 손상을 입은 듯 부동액과 오일이 줄줄 흘러 내린다.

내 차는??



어찌나 쎄게 받혔는지 트렁크가 열리질 않을 뿐 아니라,
머플러가 길바닥에 내려 앉았고, 범퍼 역시 너덜너덜하다.

차가 받히면서 차체가 옆으로 뒤틀렸는지,
네개의 문짝 중 운전석 문 외에 나머지 세개는 열리지도 않는다.
차체와 도어 사이에 틈이 벌어질 정도로 뒤틀렸음에도...


어제 낮 12시가 다 되어갈 무렵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니 차들이 많이 정체되어 있다.
나 역시 차를 정지시킨 채 앞차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 벌어진 일이다.

가해차량의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레이터를 밟았다고 실토를 했다.
아마도 졸음운전을 하다 눈을 뜬 순간 앞에 정차되어있는 차를 보고
급정거를 한다는 것이 그만 급발진을 한 것이다.

놀란 마음에 최대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는걸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았으니
튕겨나오는 힘이 얼마나 강했겠는가.  가해차량의 앞 유리창이 모두 깨질 정도였으니... 

병원에서 X-ray 촬영을 하고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았다.
목에서 등으로 연결되는 근육이 땡기는 것 같고, 등과 어깨 허리도 뻐근하고,
오른쪽 가슴이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은 있으나, 
움직이는데 지장은 없는데  자고나면 어떨지 모르겠다.  
전에도 두번 이런 경험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는 없는거 같았는데...


이번 일로 몇가지 공부를 했다.

내 차가 받힌 후 밀리면서 앞에 정차되어있던 차를 추돌했는데,
이럴경우 앞차에 대한 나의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현장에 나온 보험회사 직원에게 물었다.

보험회사 직원의 말이다.

- 맨 앞차 분에게 몇번 추돌당했는지 물었더니, 한번 추돌당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번 추돌당했다면, 선생님 차가 먼저 추돌을 한 후 뒷차에 의해 다시 추돌했기 때문에 선생님도 일부 보상책임이 있지만,
  한번 추돌당했다는 것은 뒷차에 의해 선생님 차가 추돌당한 후 그 영향으로 선생님 차가 앞차를 추돌한게 되어
  선생님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보험회사 직원은 먼저 그 사실관계부터 확인을 했었고,
앞차 운전자의 대답여부에 따라 보상에 대한 책임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차량 수리기간 중 렌트카 사용여부에 대해 문의가 왔다.
렌트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교통비를 지급한단다.  은근히 교통비로 미는 분위기.
얼마를 지급하느냐 물으니 내 차 기준으로 하루에 2만5천원.  
2만5천원이라고??  장난하나... 
집사람의 차를 사용해도 됐지만, 기분이 상해 렌트카를 쓰겠다고 했다. 
5만원이라고 했으면 수용을 했을 것이다.   
렌트카 회사에 문의하니 내 차 등급 하루 렌트비용이 8만원이란다.  **놈들...

렌트카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원하는 지점으로 갖다주는데, 내 차 수리가 종료되면 내 차를 가져와서 렌트카를 가져간단다.
그러니 내가 차를 찾으러 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서비스체계가 많이 좋아졌다.

문제는 렌트카의 이용에 대한 내용.
혹시 있을 수 있는 경우에 대한 책임소재를 확인하다 보니,
렌트카의 보험이 대물, 대손, 자손은 가입되어 있는데, 자차에 대한 부분은 없다.
이유를 물으니 단기렌트인 경우에는 보험사에서 받아주지를 않는단다.

이건 상당히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자차보험이 가입되지 않았다는 것은, 내 과실로 렌트카에 손상을 입힌 경우 변상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냈을 경우 상대방에 대한 것은 보험처리가 되지만, 렌트카의 수리비용은 내가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주차한 렌트카에 누군가 사고를 내고 도망을 갔다면, 그 수리비도 내 책임이다.

차량사고시 수리기간 중 지급되는 렌트카는 대개 수리차량과 동급의 차를 제공한다.
고급차일 경우 그 차에 걸맞는 고급차량을 렌트해준다는, 상당히 고마운 서비스 같지만,
자차보험이 안될 경우 고급 렌트카를 받는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거 같다.
만약 차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만큼 수리비용도 비쌀테니까.


하여간, 어제 큰 액땜했다.
사고지점에서 조금만 더 나아가 사고를 당했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 차에 받힌 내 차가 옆 차선으로 밀려나갔을 경우, 옆에서 질주하던 차량에 의해
다시 추돌을 당하며 튕겨나갈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차가 뒤집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면서도 다행이다 싶다.  


앞으로 한동안은 별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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