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 이것저것 귀찮아지는게 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소지품의 관리.

나 같은 경우, 보통 바지 주머니에 핸드폰과 디카를 넣고 다니고,
지갑, 수첩, 열쇠뭉치, 명함집... 그리고, 그외 동전 등 이것저것을 상의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데, 
날이 더워져 남방이나 셔츠만을 입고 싶어도 이러한 소지품을 넣을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자켓을 입는 경우가 많다.

한 15년쯤 전에 조그만 손지갑 (일명 맨즈백)을 하나 샀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넣을게 많아져 용량 부족.
그때는 휴대폰도 없었고, 디카도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마냥 자켓을 입고 다닐 수가 없어,  맨즈백을 새로 하나 구입을 하려 이리저리 보아도,
조금 큰 맨즈백은 왠지 영수증 수금하러 다니는 사람같아서 썩 내키지가 않고...

그래서 차라리 어깨에 메는 작은 손가방을 하나 사리라 마음먹고 있다가,
어제 우연히 이태원을 나갔다가 생각이 나서 둘러보다 하나 장만을 했다.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큰거 같은데, 디자인이 이쁘고 재질이 맘에 들어서...


이걸 구입하며, 내가 얼마나 소위 명품에 문외한인 줄 제대로 알았다.

가격 흥정을 하는데, 내가 좀 많이 후려치니, 인상 좋게 생기신 사장님이 웃으시며 한 말씀. 
'이게 그래도 발리 브랜든데 그렇게 깎으시면 곤란하죠...  물론 이미테이션이지만...'

나 : 이게 발리 모조품입니까?

사장님 : 거기 그 로고가 발리 이니셜 아닙니까...

나 : 아 ~~~  이 'B' 가 발리 이니셜입니까???


그렇구나...  이게 발리 제품의 이니셜 로고 로구나...  발리... 그건 들어본 브랜드지.  
난 발리는 구두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그 사장님 한심했겠다. 

젊은 사람들은 많이들 메고 다니는데, 내가 메도 이상하지 않을까...???  이쁘긴 한데...

가게 사장님이 웃으며 그러신다.  '아마 아드님한테 뺏기실지도 모릅니다.'
집사람도 한마디 한다.  '재원이가 들고 다녀도 좋겠는데... 예쁘네...' 

이거... 왜들 이러시나...  난 아직 개시도 못했는데...

그런데 나는 걱정 안 한다. 
내가 아는 재원이는 요런 타입을 별로 안 좋아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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