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두고 보던 저 녀석이 근 한달 전 부터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리모컨이 안 먹히는거다.
손으로 채널을 돌리면 돌아가는데, 리모컨으로 하면 작동이 안된다.

저 놈의 용도는 침대에 누워 잠이 오기 전 까지  보다가,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하면 리모컨으로 끄고 자는건데, 리모컨이 안 되니 일어나서 끄고 자야 한다.
이거 엄청 귀찮은 일이다.

새로 하나 살까... 생각하고 가격을 알아보니, 21인치 가장 저렴한게 11만원도 안된다.
그러다,  리모컨 수신기능만 A/S를 받으면 되는데 뭘 또 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어제 A/S센터를 찾았다.

기사의  말 -   
'모듈을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이 34,000원 듭니다. 요즘 새 TV가 11만원이면 사고, 중고도 5만원이면 사는데,
 굳이 저 TV에 34,000원을 투자할 이유가 없을거 같은데요.  저라면 그렇게 안하겠습니다.'

하긴 12년 정도 썼다고 하니, 아니란다.   저게 89년 모델이란다.
엥~~ @>@~~~  그럼 내가 저걸 17년을 썼다는 얘기네...

결국 A/S 받으러 갔다가 폐기시켜 달라고 그냥 두고 나왔다.
저 뒤에 보이는 다른 제품들도 대충 수명이 다 한 녀석들인거 같다.

두고 나오는데 왠지 허전하다. 
89년 모델이라면, 결혼 혼수로 들어 온 TV를  6년만에 저놈으로 바꿨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리고 17년이면...  자식 하나 키운거나 똑 같다.

갑자기 고려장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후배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후배가 면박을 준다.

' TV를 17년동안 썼다고???    이렇게 돈을 써야 하는 사람이 안 쓰니... 이러니... 대한민국 경제가 이 모양이지...'

정말... 경제가 이래서 안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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