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회, 송년회... 연말모임
보고 듣고 느끼고/이런생각 저런느낌 2005. 12. 8. 19:48 |11/21 삼경회
11/26 시종회
11/29 경동총동문회
11/30 경동30기
12/07 연세대ROTC동문회
12/09 연그린9기
12/14 경동3-5반창회
12/15 크레이지보이스
12/19 삼성생명ROTC16기
12/21 시그너스동호회
12/28 골든베어
12/31 샤브미
11월부터 잡혀있는 각종 연말모임 일정.
여기에 개별적인 친분관계로 모이는 모임이 또 몇개 끼어있다.
몇개는 신년모임으로 미루고 있지만, 그래도 제법 바쁘다.
해마다 11월말쯤 되면 수첩과 카렌다를 뒤적이며 날짜 잡기에 정신이 없다.
특히 감초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그 많은 일정이 중복되지 않도록 컴퓨터같은 세밀함을 보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많은 일정들을 교통정리 해가며 그 안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만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재미난 것은 이력이 비슷한 사람들은 그만큼 이쪽저쪽에서 자주 만난다는 것이다.
나와 중고등학교, 대학교, ROTC도 같이 했고, 게다가 군복무도 같은 지역, 사회에서 직장도 같이 다닌 친구가 있다.
그러니 연말만 되면 이 친구를 가족보다도 더 자주 만나게 된다.
거의 하루걸러 한번씩 장소만 바꿔가며 만나다보니 서로가 웃는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행태를 계속 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그 친구의 시간대별 행동양상이 훤히 보인다.
며칠간격으로 계속 봐오던 것이기에...
연말에 갖는 모임의 명칭도 세월이 가며 그 시대의 특성에 맞게 알게모르게 변해가는 것 같다.
예전엔 망년회(忘年會)라 하더니, 언젠가부터는 송년회(送年會)으로 부르다가
요즘은 그냥 연말모임이라고들 많이 하는 것 같다.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그저 지난 일들은 무조건 잊고 싶었나보다.
'돌이켜보면... 아.. 생각하기도 끔찍해... 그냥 잊자~~ 잊어~~ 그리고 새해에는 새출발 하는거야...'
뭐.. 이런 심정들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지난 1년간의 모든걸 잊자는 망년회라 그랬겠지.
그러다 조금 먹고살만 하니까 이제 지난 시간을 보내기가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열심히 살고 나름대로 이룬 것도 있는 1년을 그냥 흘려 보내기가 어딘지 아쉬운 것이다.
그런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송년회라 칭한건 아닐까.
이제는 특별히 끔찍할 것도, 그리고 딱히 아쉬운 것도 없다.
담담하게 한해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언론에서도, 방송에서도, 전처럼 요란한 특집프로라든지 이벤트성 행사로 분위기를 띄우지 않는다.
거리의 풍경도 차분하다.
그래도, 각자가 일상에 충실하다보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보지 못했던 얼굴들이 왠지 그립고,
1년에 한번은 묵은 이야기들을 나눠야 그간의 정이 덜 훼손될거 같아 해가 넘어가기 전에 한번쯤은 봐야겠기에
그냥 연말모임이 되는게 아닌지...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여러 사람들과 연을 맺고 살지만,
해마다 계속 만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에는 연말에 안 만났던 사람들을 새로이 만나게도 되고,
반면에, 해마다 계속 만났던 사람들 중 안 만나게되는 사람도 있다.
서로에게 잊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경우가 많이 맘이 아프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그간 알고지냈던 사람들과 가급적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같은 바람일 것이다.
요즘의 이 시간들이 모든 이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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