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만년필을 무척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필체가 좋은 편이 아니기에 만년필을 사용하면 그래도 정성들여 필기를 할 거같은 기분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때 만년필에 대한 일화.

 

근무하던 빌딩 지하 삼성플라자에 몽블랑 코너가 있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물었다.

 

- 남대문 수입상가와 가격 차이가 크네요..
> 거기 물품은 가짜가 많죠.
- 저희가 보기엔 똑 같던데 구분이 되나요?
> 그럼요.. 저희야 딱 보면 알죠~

 

한 달 후,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몽블랑 만년필을 구매후 삼성플라자 몽블랑 코너를 찾았다.

 

- 이거 생일 선물 받은 건데, 제가 가는 촉을 쓰거든요.
  혹시 F촉이 있으면 교환 가능할까요?
> 어디서 구매하신건데요?
- 삼성동 현대백화점에서 교환하면 된다던데, 제가 사무실은 이 건물이지만 집이 불광동이라..
  보면 아시겠지만 한번도 사용은 안 했고요.

 

이리저리 살피더니 내가 원하는 것으로 바꿔준다.

쥐뿔~ 남대문 제품은 가짜가 많고 척 보면 안다더니..


내가 구매한 게 정품인지 짝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난 소위 정품을 보증한다는 것과 교환을 한 셈이다.
(그 몽블랑은 미국에서 조카가 왔을 때 선물로 줬다)

 

최근 다시 만년필을 쓰고 싶어 찾아보니 예전에 사용하던 것과 선물받은 것들이 나온다.
모두가 오래된 모델들이지만 그래도 정겨운 게 뭔가 자꾸 메모를 하고 싶어지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해 멀어졌던 다이어리도 챙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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