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전의 겨울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10. 1. 28. 03:19 |
1980년을 바라보던 1970년대의 마지막 겨울.
대한민국 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1979년의 10.26 과 12.12, 그리고, 1980년에 이어지는 5.18 ...
세월은 그렇게 숨가쁘게 한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었지만,
그 공간 속 젊은이들의 시간은 느긋하기만 했다.
내가 참 아끼는 사진이다. 마치 영화 스틸 컷과 같은 분위기.
오른 쪽이 나.
요건 제법 성숙한(?) 군인티가 난다.
그것도 내가 늘 자긍심을 느끼는 대한민국 육군 중위다운 모습이...
창틀만 있을 뿐, 유리창도 없는 참호 속 맨바닥에 누워 머리 위로 떨어지던 무수한 귀뚜라미를 피하던 생각이 난다.
3박4일동안 하루 세끼를 라면으로만 버틴 후 몇달동안 라면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자부심이 강하다는 대한민국 육군 중위 맞아???
흰눈이 하얗게 내린 날... 우린 그저 강아지나 똑같은 20대 중반의 청년이었을 뿐이다.
이러고 잠시 후... 저 웃음띤 표정을 감추고 사병들에게 제설작업을 지시.
"지금부터 쌓인 눈을 깔끔하게 제거한다. 각자 맡은 구역에서 제설작업 실시~~ !!!"
가증스럽기는... *^^*
이건 정말 쓸데없는 젊음의 객기다. 도대체 왜 했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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