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헤어스타일을 바꿔보면 어떠냐며 미용실에서
왁스로 머리를 만져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얼마 전 블로그에서 친분을 맺은 분을 만나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분이 문득 묻는다.  "왜 그 머리를 안하세요?"
머리하려고 일부러 왁스사러 가기가 그래서 그렇다고 답하자,
"맞아요.. 일부러 가게 안돼죠..  나중에 제가 하나 사서 들를께요." 하고 헤어졌다.


- 사장님.. 제가 깜빡 잊었는데, 토요일에 어떤 분이 사장님께 전해드리라면서 이걸 두고 가셨는데요.. 
> 누가??
- 이름이... ... 가끔 오시는 술 못하시는 분...    





그게 이거다.

그때 한 말을 그냥 던진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사들고 오시다니... 나 원 참...^^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인사차 전화를 했다.

-  아니.. 뭘 진짜 사와요..??  난 그냥 한 얘기로 알았는데..
> 내가 이걸 사서 얼마나 쓸까.. 하는 생각에 그런건 자기 돈으로 잘 사게되지 않잖아요.
   저도 그렇더라구요.  강하님도 그래서 못사시는거 같길래..  그래서 부담없이 편하게 쓰시라고..

참 고맙다.   그저 지나가는 얘기로 알았는데... 


우리는 아무 망설임없이 지켜지지 않을 이야기들을 많이 주고받는다.
나중에 내가 전화할께..  언제 한번 만나..  다음 주에 식사 한번 하자..  다음에 내가 술 한잔 살께...  등등.. 
무책임하다는 의식조차 못 느끼며 많은 제안을 하고, 또 그때마다 "그러지.." 하며 받아들인다.
서로가 건성건성 주고받는 익숙해진 불감증이다 .

때문에 이런 생각지 않았던 말의 실행이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근데...  어쩌냐...
아직 다루는 법을 잘 몰라 머리모양이 여~엉 만족스럽게 니오질 않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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