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카메라가방을 물색했다.

옵션은 세가지.

첫째, 내가 전문 출사를 다니는 사람은 아니니, 넣고 빼는 것이 편리한 숄더백으로 하되,
둘째, 카메라가방 티가 나지 않는 것으로.
셋째, 백을 양 어깨에 하나씩 짊어질 순 없으니 평소 내 숄더백에 소지하고 다니는 기본품목이 함께 수납 가능한 것.

그렇게 해서 압축된 후보들.



1~3번은 atget(앗제) 브랜드이고, 4번은 BOKEH(보케) 브랜드 [타임]이다.




atget 제품 중 통가죽으로 된 요것도 강하게 눈길이 갔지만, 가방 끈이 없는 멜빵 만으로는 불편할거 같아 탈락.


보케의 타임도 무늬가 독특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데, 멜빵이 양 측면 끝에 대각선으로 연결되어
하중을 받을 경우 양쪽의 당기는 힘으로 인해 가방 모양이 변형될 소지가 있는게 흠.
해서..   어쩔 수 없이 atget로 선택의 폭이 좁혀진다.

2,3번은 디자인은 같고,  한 면의 무늬만 다르다.
디자인만 보면 1204나 1206 모두 괜찮아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가 쉽지않다.

집에 들어와 인터넷으로 제품을 열어놓고 지연이를 불렀다.

"지연아.. 너 아빠 카메라가방 사준다 그랬지?  사는건 아빠가 살테니 넌 디자인만 선물해라."
하고는, 어느 것이 괜찮은지 골라보라 그랬다.

지연이의 선택은 2번.  1번은 너무 밋밋하다고.
그럼, 2번과 3번 중 어떤 무늬가 더 좋겠냐고 물으니, 2번이란다.

디자인은 모두 마음에 들어 구매대상으로 점찍었지만,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보았을 때는 2번 무늬는 관심 밖이었다. 
색이 밝은 3번에 호감이 갔었는데,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타로그를 보던 지연이가 엉뚱하게 2번을 짚은 것이다.

엥~~ @>@...   헷갈리는 마음을 잡아주길 기대하며 
이번엔 집사람을 불렀다.

- 당신은 1번과 2,3번 중 어떤 디자인이 좋아?
> 2번.
- 그럼 2번, 3번 중 어떤 무늬가 좋아?
> 2번이 낫지않나...

당신도???    으이그~~~  누가 모녀 아니랄까봐 어쩜 그리 똑 같냐...

집사람에게 지연이의 선택을 들려주니 집사람도 한참을 웃는다.
"그럼~~  누구 뱃속에서 나왔는데..."

나의 헷갈리는 표정이 안스러웠는지 집사람이 거든다.
"당신 맘에 드는걸로 해요.  늘 보면 당신 선택이 처음엔 이상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보면 좋더라구..."
요건 다분히 립서비스 아닌가...


하~~  뭘로 하냐??   고민이네...

잔다며 들어가면서 던진 지연이의 확인사살.
"그냥 여자 둘 얘기 들어요.  여자 얘기 들어서 나쁠거 없어요."

더 헷갈려... 

 

 

P.S :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팁.




저 가방 안에는 요런 파티션이 들어가는데, 요것을 떼어내고 일반 가방으로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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