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직전 가락동 수산시장을 찾았다.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진데다 바람까지 매섭게 불어 무척이나 춥게 느껴지던 날.

실내도 추운데, 이 아주머니는 온몸으로 바람을 맞아가며 우리가 산 생선을 손본다.

"하루종일 추워서 어떻하세요.."
잠시 기다리는데도 추위가 느껴져 정말 걱정이 되어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나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웃으시며)  우리는 그래도 돈을 버니까 낫죠.  이 추운 날 사러 나오신 분들도 있는데..."


그날 얼마나 버셨을까...
왜 이렇게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이 아주머니에게도 새해는 복되게 찾아왔을까??

아니...   어쩌면 이분에게 복된 새해는 별 의미가 없는건지도 모른다. 
이분은 조금 불편한 것에 쉽게 짜증을 내고 투정을 부리는 우리에게 삶의 가르침을 주고자
생선장수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다가온 성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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