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OB베어스가 어제... ... ...'

내가 외국에 출장을 나가 집에 전화를 걸면 재원이가 내게 한번도 빼먹지않고 들려준 이야기다.
내 영향을 받아서인지 어렸을때 부터 나와 같이 프로야구 OB베어스의 팬이었던 재원이는,
이렇게 국제전화로라도 아빠가 좋아하는 팀의 전적은 물론 게임내용까지 상세히 중계방송을 하다시피 하곤 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내가 귀국하여 집에 들어오면 내게 내미는게 있다.
OB베어스에 대한 신문기사를 오려 스크랩을 해놓은 것이다. 

재원이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이야기이다.



집사람이 내 블로그 내용 중 싫어하는(?) 소재가 두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아이들, 특히 딸아이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히 기술하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자랑으로 표현이 되어, 남들에게 실없는 팔불출이 될 뿐이라는게 이유이며,
특히 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것에 대해, 하도 사회가 어수선하니 아이가 노출되는 것이 왠지 싫은 모양이다.
요즘 아이들이 싸이월드 등을 통해 어차피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마당에 뭐가 신경 쓰이느냐고 말은 하지만,
엄마로서의 염려되는 마음이 이해 안되는 바는 아니다. 

또 하나 집사람이 싫어하는 소재가 [야구이야기]이다.
얼마 전에도 재미없다고 야구이야기 자주 올리지 말란다. 

그런데, 내가 야구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하여 올리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만들어내는 스포츠는 종종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승부를 연출하며
사람들을 열광 속에 몰아넣고 희열에 들뜨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명의 선수가 각고의 인내와 열정으로 스타로 발돋음하는 인생역전의 드라마가 있다.
나는 스포츠의 그런 부분이 좋다. 
그런 모습은 아무 배경이 없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스포츠가 좋고, 거의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이 야구이기 때문에
야구에 대한 기사를 즐겨 읽는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도 주로 두산베어스에 대한 기사를 주로 스크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재원이.   재원이가 두산베어스에 대한 기사를 쉽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재원이가 미국에 있을 때도 인터넷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팀에 대한 기사를 검색할 수는 있다.
군대에 있는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국에 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자기가 좋아하는 기사를 일일히 검색하기에는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 재원이에게,
아빠의 블로그에 들어오면 자기가 관심있는 기사를 한번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야구이야기] 폴더를 만든 가장 큰 이유이다.

어린아이도, 국제전화를 통해 아빠가 관심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고
아빠가 귀국하면 보여주려고 며칠동안 아빠가 좋아하는 신문기사를 오려두었는데,
나이든 아빠가 그 보답을 못할까...

어렸을 때 재원이가 보여줬던 아빠에 대한 애정을 이제 갚는다는 생각이다.

근데, 이러면서 미안한게 있다.
공평하려면 지연이의 관심분야에 대해서도 폴더를 하나 만들어 스크랩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에 대한 나의 지식이 지연이 보다 훨씬 짧으니 지연이도 이해를 하겠지... 생각한다.


지연아~~~  아빠가 너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게 아니라는건 우리 딸이 알지???

물론, 어제도 네가 '오빠에겐 아빠 차 핸들을 맡기면서 내겐 안 맡긴다.' 고 아빠에게 콤플레인을 제기했지만, 
너를 오빠와 차별한다고 생각하는건 설마 아니겠지???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  너희가 있어 아빠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엄마는 당근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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