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 일요일 - 낮에  육군훈련소 조교로 있는 재원이의 친구 현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재원이의 소식을 전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자기와는 중대가 달라 직접 접촉을 하지는 못했는데,
일요일 종교행사 때 찾아보니 성당에서 있더란다.
짜식이 평소엔 성당엘 안 나가더니, 그럴 땐 나간다.
하기사 한군데 틀어박혀 있는걸 못 참는 성격이다 보니 돌아다녀야겠지.

근데, 처음 미국의 고등학교에 갔을 때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하던 상태에서 성가대에 가입을 했던걸 생각해 보면,
그래도 몸과 마음이 허전할 때는 뭔가 그곳이 끌리는 모양이다.  

현모의 말에 의하면, 소대장 훈련병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알아보니 잘 적응을 하며 지내고 있단다.

당연한 얘기지...  며칠 됐다고 벌써 적응을 못하면 어쩌누...


며칠 전 후배가, 재원이 옷이 배달되어 왔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옷이 와야 완전히 입대를 한거라나...
왜냐고 물으니, 최종 신검에서 불합격되면 사람이 돌아오는 수가 있단다.

'거~~ 무슨 황당한...  그런 일이 생기면 지가 자살을 해야지.. 
 그동안 퍼들인 돈이 얼만데, 국가공인 불량품이 돼서 돌아와...' 


현모가 이런저런 얘기를 전해주며 재원이 주소를 불러준다.
무심코 듣고있다 물어보았다. 

'근데... 이거 왜 불러주는거냐? 어따 쓰는데...??'
> 혹시 재원이한테 편지하시려면...

웃음이 나온다.  현모에게 말해주었다.

간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리고 5주밖에 안되는데, 그동안 무슨 별일이 있다고.
또 만약 우리가 편지를 보내면, 같이 훈련을 받는 동료들이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저놈은 집에서 주소를 어떻게 알고 벌써 편지가 오나...  
주변의 눈초리가 좋을리 없고, 결국은 재원이에게도 좋은게 아니다.

또, 그런 것 때문에 다른 훈련병들이 군에 대해 불신이 생기기시작한다.
끗발있는 놈은 벌써 저렇게 누군가 챙기는구나... 

그런건 바람직한게 아니다. 자칫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남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대우받는게 재원이를 위해서도 좋다.


그래도 친구 부모에게 뭔가 챙겨주려는 현모의 마음이 고맙게 느껴진다.

재원이 녀석은 복도 많다.  이렇게 군에서도 챙겨주는 친구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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