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깍아먹은 2cm

성장이 멈춘 후, 신장 이야기가 나오면 나의 대답은 늘 일관된다.  
172cm.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는, 또 아닌 것 같더라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않던 이 수치에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건 고3 때의 딸아이 였다.

딸아이의 목표치는 170.
딸아이의 키가 크기 시작하면서 하루일과 중의 하나는 아빠와 키를 재보는 것이다.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와 거울 앞에서 키를 재보자더니 그런다.

' 아빠가 172 라고... 그럼 내가 적어도 170 이 넘어야 된다는 얘긴데... 아빠 172 안돼.'
> 172 라니까...

' 오늘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했는데 내가 168.5 로 나왔거든. 그럼 아빠하고 3cm 차이라는 얘긴데,
   봐....   아빠하고 내 차이가 3cm 가 돼???   아빠 170 이야...'
> ... @#$&$^^%#...

몸무게는 엊그제 달아보니 69.2kg. 
이 나이에 비교적 관리는 잘되고 있는 셈이지만, 그래도 최근에 운동 부족으로 2.5kg 정도 늘었다. 
나는 65kg 정도가 몸의 컨디션이 제일 좋은거 같은데...  

생월이 빨라 일곱살에 학교를 들어가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한다.
대학시절 재수를 한 동기중 한명 왈,
' 야~~ 대한민국 문교행정 좋네~~ 2년 차이나는 놈이 맘 먹고 있으니...'

나 왈,
' 오죽이나 못났으면 2년 어린 놈과 놀고 있냐.. 창피한줄 알아야지, 큰소리 칠 일은 아닌거 같은데...'

창피한 넘과 건방진 넘은 지금도 여전히 돈독한 정을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