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에서 해남으로 가는 길은 재밌다.
보성에서 출발하여 한참을 달리다 문득 둘러보니 사방이 산이다.
길이 참 좋은데, 사방에 겹겹이 둘러있는 산 사이로 이렇게 좋은 도로가 있다니...

주변이 참 고즈넉하다.   그러기를 한참...
슬슬 바다가 보이더니 이번엔 빙둘러가며 온통 섬이다.

작은 섬, 예쁜 섬...   이렇게 섬이 많아 多島海라고 하는구나.
저 앞의 길쭉한 섬에는 사당 같은 것도 보인다.   저기도 누군가 산다는 얘기.
저 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저기서 살게 됐을까?  왜 저곳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는걸까??




뭍에만 논과 밭이 있는게 아니다.  바다에도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논과 밭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에도 경운기와 같이 배가 늘 함께 있다.




올 수 있는데 까지 왔다.  이제 더 이상 차가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네비게이션이 표시하는 위도가 이 곳이 차가 운행할 수 있는 땅끝임을 보여준다.

무지하게 말로 많이 들었던 그 땅끝마을.
여기가 땅끝임을 알리는 여러가지 표지판이 곳곳에 보인다.



아니...  지도만으로만 보면 서울이 목포보다 여섯배 이상은 될거 같은데, 거리로는 다섯배도 안되네.


밑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땅끝전망대로 오를 때 왕복티켓을 끊으면 할인이 되는데,
이게 선량한 관광객을 우려먹는(?) 것이었음을 그때는 몰랐다.



아래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저 뒤에 보이는 땅끝전망대 옆에서 내린다.
저 전망대를 오르려면 다시 입장권을 사야하는데, 이건 좀 심한거 같다.

여기도 [땅끝]이라는 작은 탑을 세워 놓았는데, 사실 이게 땅끝이 아니다.



여기서 다시 저 아래에 있는 [땅끝탑]으로 내려가야 한다. 
왕복 모노레일을 구매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저걸 보려면 어차피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출을 안해도 될 비용을 지출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언찮네...

저 [땅끝탑]의 위치에 대해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 탑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데, 저 탑을 배경으로 하면 바다가 안 보인다.
그러니 땅의 끝이라는 실감이 아무래도 덜하다.

탑을 더 바다쪽으로 붙여 세우던가, 아니면 탑 오른쪽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여
탑과 바다를 동시에 배경으로 넣을 수 있도록 배려를 했으면 기념사진의 즐거움이 더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게 정말 땅끝이라니까 우리도 한방 찍긴 찍었는데,
지적한대로 사진만으로는 땅의 끝이라는 느낌도 안나고,
또 하나, 이쪽저쪽에 땅끝이라는 표지판이 많아, 너무 우려먹는거 같아 식상하다.




내려오는 길에 이런 길을 만들어 놓아 맨발로 걸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발바닥의 신경은 신체의 모든 부위와 연결되어,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곧 신체부위의 건강상태를 알려준다는데,
이거 문제가 많구먼...  

재원이는 누가 고문을 하는 것도 아닌데, 거의 비명을 지른다.  저거~저거~~ 젋은 녀석이 문제많네...


해남은 땅끝만을 의식하지말고 찾는게 좋을거 같다.
둘러보면 여러 특산물과 아름다운 비경이 많을거 같은데, 너무 [땅끝마을]만을 의식하다보니
오히려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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