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 12. 3.  Mon ]


누가 피사의 사탑이 기울었다고 했는가?



이렇게 번듯하게 똑바로 잘 서있구만...

근데, 이건 기울어진 부분의 전면에서 찍은 것이고,  사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PISA 가 피렌체에서 기차로 50여분 걸리는 걸리는 거리에 있기에 들렀다.
고등학교 때 부터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피사의 사탑].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기울었기에,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동방의 나라 교과서까지 들쑤셔놓고
죽을 때 까지 90% 이상은 실제 보지도 못할 이국의 청소년들의 귀에 못이 박히게 하는걸까...

피사역에서 내려 크지않은 골목길을 조금 걸어 들어가는데,
'에구~~  이게 뭐냐...??'
작은 건물들의 지붕위로 왠 기둥이 삐딱하니 보인다.   斜塔의 상단부다. 
그런데, 그 사탑의 기울어진 상단부를 보는 순간 별안간 왜 그리 웃음이 나오는지...
갑자기 잡풀 사이에 우뚝 선 송이버섯이 생각남은 또 왠일인지...

 


실제는 이렇다.   저거... 정말 웃기게 생겼네...

총 8층으로 되어있는 피사의 사탑.
그 옆의 3층 건물의 높이가 사탑 1층에도 못 미치고 있으니, 전체 높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저게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해 지지하고 있는데,
글쎄...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밑부분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높이가 있어 무게중심이 쏠릴텐데...
저러다 두동강 나는건 아닌지 몰라.
하기사, 머리좋은 구조역학자들이 알아서들 할테니 나 같은 문외한이 걱정할 일은 아니다. 

초이 왈, '이거 완전히 부실공사구만...   짜식들, 부실공사 한거 가지고 쪽팔리지 않고 거꾸로 되게 폼잡네...'
후후... 그것도 말은 되네...
하지만, 부실공사면 어때??   지금은 돈 되는 관광 명품이 됐는데.

한가지 재미난 사진을 보자.

  

만약 사탑이 저 성당 쪽으로 기울었다면 사람들 심정이 어땠을까???
ㅋㅋㅋ...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괜한 심술일까...???




피사에는 사탑만 있는줄 알았더니, 이렇게 멋진 두오모도 있다.
멋지다...   정말 멋지다.
마치 왕관과 같은 느낌이 드는 이 두오모는 보는 것 만으로도 정교함이 느껴진다.

근데, 난 정말 문제가 많다. 
이걸 보면서 납골당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곳 사람들이 이런 내 생각을 알았다면, 예술적 가치도 모르는 한심한 놈이라고 했겠지만,
원래 옛날 왕들의 무덤은 또 폼이 났잖아...




피사에 있는 산죠반니 설교단.
피렌체에도 산죠반니 세례당이 있는데, 피사에도 있다.



설교단의 입구.

청동문은 예수를 테마로 한 여러가지 동판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작은 도시 피사도 이럴진데, 중세 르네상스의 발원지라고 하는 피렌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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