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 11. 22.  Thu ]


아침 공기가 아주 상큼하다.
그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기분좋게 신뜨라로 향한다.

리스본에서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는 거리에 있는 신뜨라에는 古城이 있는데, 몇개의 왕궁이 있다.



그 중  관람료 1000 에스쿠도로 내부까지 볼 수 있는 빼나궁.

宮 내부에서는 옛 포르투갈 왕과 왕비의 침실 및 거실 등을 볼 수 있는데,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등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문화적, 국력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흥미로운건 당시 왕족이 사용하던 침대가 생각보다 무지 작다는거.
저런걸 보면 프랑스도 그렇고, 그 옛날 유럽인들은 생각보다 체구가 크지 않았던 모양이다.
앵글로색슨이 아니라서 그런가...

또 하나 재밌게 생각한건, 동서를 막론하고, 군주시대에는 왕과 왕비의 침실이 별도로 있다는 것이다.
매일 같이 잔다면 별도로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집무실은 따로 있을테고...
또 그렇다고 부부간에 매일 따로 잔다는 것도 이상하다.

방이 남아서, 혹은 모든 왕 부부가 금슬이 안좋아서는 아닐테고, 
어쨌든 침실이 따로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는건데...
그 필요성이 왕에게 있는 것인지, 아님, 왕비를 위한 것인지는 각자 생각해 보자. 

왕궁의 화장실을 들여다보니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게 그 당시부터 있었던건지, 후에 개보수를 한건지 모르겠다.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좀 아쉬웠다.


궁궐 밖 산책로는 참 쾌적하다.
성 입구에서 부터는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데, 중간중간 조성된 공원도 조경이 잘되어 있다. 
하긴... 왕궁인데...
그 옛날 지엄하신 왕족의 산책로라서인지 가파른 오솔길에도 돌로 쫙 깔아 놓았는데,
아마도, 우천시에도 왕족의 신발에 진흙이 묻지않도록 하기 위한 도로포장이 아닌가 싶다.


 
   
빼나궁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에 몇개의 왕궁이 더 보이는데, 산중턱 혹은 숲속에 잘도 지어놨다.
저 밑에 넓찍한 땅 놔두고 꼭 산에다 짓는 이유가 뭐냔 말이다.
백성의 삶의 터전이라서...???   농민의 경작지를 넘볼 수 없어서??? 

그러니까...  아랫 것들은 아래서 살고, 윗 분들은 위에서 살자는 말씀인지.

자기들이야 전망좋은 산중턱이나 오붓한 숲속이 얼마나 좋을까마는,
밑에서 부터 돌이니 목재 들고 올라와 저 공사를 하느라 백성들은 얼마나 뼈빠졌을까...
동서를 막론하고, 옛 사람들 정말 고생들 많이 했을거 같다. 

공사가 끝나고도 그렇다.

저 아랫마을에서 산꼭대기 왕궁까지 출퇴근하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필품 사러 다니기도 힘들었을테고.
또 왕에게 호출당한 사람들도 무지 힘들었을거야.  성질 급한 왕은 또 늦게 온다고 온갖 짜증을 다 냈을거 아닌가...
지금처럼 전화가 있어 뭐가 있어...   시종들만 안절부절...  상상을 하니 정말 웃길거 같다. ㅋㅋㅋ...

왕궁에서 연회를 해도 문젤세. 
술 취해서 언덕아래까지 가려면 무지 힘들낀데...
게다가 날이라도 추워봐...  에구~~~  그리 생각하니 피곤한게 한두가지가 아니구나...


성곽에서는 멀리 리스본 떼주강의 철교도 보이는데, 카메라 렌즈가 내 시력을 못 따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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