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절친한 동료 선생님이 애완견을 키우다, 낮에 집에서 돌볼 사람이 없어
개의 정서를 위해서라도 부득이 개를 아끼는 사람에게 양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 듣고,
집사람과 상의 끝에 백점장에게 키울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종자는 닥스훈트, 생후 6개월, 남자.
(나는 남자라고 표현하는게 이상한데, 애완견 매니아들은 암놈이니, 숫놈이라는 표현을 안쓰는 모양이다)

Of course, why not ~~~    목소리 톤이 달라진다.
백점장의 입이 귀에 걸리면서 쌍수를 들고 환영. 


지난 목요일 부부가 같이 [똘이]를 데리고 인도 장소인 샤브미를 방문하여 백점장에게
똘이와 살림살이 일체를 넘겨주고 떠나는데,  그간의 정이 참 진하게 들었나 보다.

자기 주인이 저를 두고 떠나려는 낌새가 보이자, 이 녀석이 얼마나 낑낑대고 따라가려 하는지...
6개월 밖에 안됐다는 5kg 짜리 조그마한 녀석의 힘이 어찌나 좋은지 내가 안고 있느라 혼났다.




아저씨가 날 못가게 잡았지???

녀석이 내게 감정이 좀 있나...??   노려보는 눈초리가 만만치 않네... (아직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 똘이의 표정)
자그마한 녀석이 앞가슴이 다부지다. 





어~쭈~~~  게다가 족보까지...???
조상은 독일...   증조할머니는 일본...
숏 다리에 롱 허리 라고  우습게 봤더니, 그게 아니네...

그럼...  내가 얼마나 뼈대있는 가문의 자손인데...

그래봤자 임마... 미안한 얘기지만, 숏다리, 롱허리, 롱코에 처음엔 커다란 도마뱀인줄 알았다... 이 녀석아...^^
숏다리가 발발~~대면서 돌아 다니는게 얼마나 웃기기도 하고 귀엽던지...  뛰니까 발이 안 보이더만... 





똘아 ~~~   앞으로 나랑 잘 지내자...  (넌.. 임마... 앞으로 나한테 군기좀 잡혀야돼...ㅋㅋㅋ...)

아이~~씨...  주인님은 이미 떠나신거 같고...   이거.. 새로 정을 줘...?? 말어...??? 상황판단을 잘 해야 하는데...
(앞으로의 대처방안을 골똘히 생각하는 똘이의 고뇌어린 모습)


백점장은 개에 대한 애정이 많다.  
또, 개의 종류와 종자별 특성까지 애완견에 대해 많이 안다.
그리고, 애완견을 키워 본 경험도 많을 뿐 더러, 지금도 집에서 한마리를 키우고 있다.

나는 개에 대해 잘 몰라 지금 키운다는 애완견의 종자 이름을 많이 듣고도 잊었는데,
하여간 하도 껍질(아... 피부..)이 주름이 많이 잡혀, 그냥 쭈글이라고 부른다.  


똘이... 너 당분간 좀 어색할지 몰라도, 적응이 되면 재밌을거다.
좀 심하게 쭈글대서 너와 같은 개 인지 아닌지 처음엔 좀 헷갈리기도 하겠지만, 친구도 있고...


다음 날 얘기를 들으니, 똘이가 처음 쭈그리를 보고는 상당히 어려워 하더란다.
똘이 눈에는 처음에 쭈그리가 혹시 걸레 뭉쳐놓은 것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그러다 움직이는걸 보고는 사람으로 치자면, 깊은 산속 산신령이나 백발도사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오늘로써 3일이 됐으니, 지금쯤이면 대충 사태 파악이 됐겠지... 


똘이를 건네 받고, 샤브미 영업이 끝날 때 까지 두어 시간동안 내가 똘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그 잠깐인데도 괜히 똘이의 소식이 궁금하다.
그러니 원래 키우시던 분들의 마음은 어떨까....    
이래서 애완견을 키우던 사람들은 계속 개를 키우게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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