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배인 [하이텔베르크 성]
돌아다니기/2018 프랑스 독일 벨기에 짬짬이 2018. 7. 8. 03:12 |멀리서 봐도 뭔가 휑한 게 버려진 폐가처럼 느껴진다.
13~17세기에 걸쳐 건설되었으나, 종교개혁 이후 신교와 구교의 갈등으로 야기된 30년 전쟁과
그 이후 이어진 팔츠전쟁으로 城 외부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훼손됐기 때문인데,
어찌보면 그런 꾸밈없는 모습이 더 당당하게 와닿는다.
대개 유적지는 복원작업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하이델베르크 성은 보수없이 파괴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훼손 자체가 역사의 현장이고, 오히려 누군가에 의한 파괴의 증거를 그대로 존치함으로써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는 의미도 있는 듯하다.
城에 대한 유래 등 세부내용은 백과사전이나 하이델베르크 web site에 정확하고 자세히 있을테니,
여기선 관람에 대한 팁과 흥미로운 재밋거리 위주로 언급한다.
城을 구석구석 모두 돌아보려면 안내데스크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티켓이 없으면 城 내부 입장이 안 되고 주변 정원 산책에 만족해야 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7유로.
장기간 자유여행 등 빡빡한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면 오디오 가이드 이용을 권하고 싶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비용은 5유로로 제 값을 한다.
오디오 가이드 신청시 손 안에 들어가는 크기의 스피커 단말기와 성내(城內) 각 건물과 지형의 번호가 적힌 안내도를 준다.
지형의 번호를 누르면 스피커를 통해 그것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城 구성에 대한 내용을 알고 보는 것과 눈으로만 보는 건 천양지차.
일행이 많지 않으면 1개를 가지고 서로 돌려 들어도 되니 굳이 인원수대로 빌릴 필요는 없다.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려면 한국 신분증을 맡겨야 하며, 반납시 신분증과 맞교환한다.
성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오른쪽 정원부터 둘러보자.
유럽의 제법 이름있는 궁전의 공통점 중 하나는, 궁전 앞뒤 좌우로 정원이 엄청나다는 것.
정원의 규모가 그 시절 유럽 군주들의 자존감이었다면 이해는 된다.
위 약도 218번 포인트에서 본 정원의 모습으로, 궁전 어느 곳에서나 커튼을 제치면 그림같은 정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니 굳이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고, 그만큼 운동랑이 부족하니 나오는 건 똥배.
반면에, 그런 웅장한 스케일의 정원이 조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백성의 삶이 희생됐을까.
그래서 神은 백성의 고혈만큼 군주에겐 똥배를 내주는 모양이다.
비록 조각상이지만, 괴테를 여기서 만나다니..
괴테 조각상 우측에 있는 괴테의 벤치.
저 자리에 은행나무가 있던 1815년 괴테가 저 곳에서 유부녀 빌레머 부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정원에서 보는 하이델베르크 城과 구도심도 아름답다.
정원 220번 포인트에서 바라본 성의 모습.
202번 포인트에서 바라본 전경.
203번 포인트에서 본 전경.
갑옷을 입고 2층에서 뛰어내린 장군의 발자국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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