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

기껏 겨울 옷을 드라이크리닝 맡겼더니 그날부터 갑자기 추워진다.

지금쯤이면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의자에 기대
살포시 눈을 감은 채 훈훈한 봄바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건만,
여전히 찬 바람은 의자를 비어있게 만든다.

경기가 한고비를 넘기고 경제지표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정작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많은 업소의 빈자리에서도 희망의 봄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도 그렇지만, 사회도 뭔가 어수선한게 많다.


不似春이기도 하지만, 不思春이기도 하다.
봄 같지도 않지만, 봄이라 생각되지도 않는다.


자리는 사람을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어디건 빈 자리에 사람들이 채워질 수 있는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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