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돌아다니기/2001 유럽배낭여행 2008. 12. 23. 16:37 |
감격스런 피아노연주의 선율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민박을 함께 운영하는 한국식당 [한국관]으로 돌어오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생선튀김이 남았는데 맥주한잔하고 올라가란다.
집 나서고 처음으로 공짜안주에 공짜 맥주까지 앞에 놓고 아주머니 두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재밌다.
아니... 이날 들은 두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다고 표현한다는건 내게 좀 문제가 있다.
이미 오래 전 우리나라가 빈곤으로 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던 시절,
많은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로 건너갔었는데, 주인 아주머니 역시 그 시절 간호사로 와서 독일에 눌러앉은 분이다.
그리고, 일하는 아주머니는 연변에서 오신 조선족이신데, 딸은 북경대학에 들어갔다며,
말도 통하지않는 이국땅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도 딸 때문이란다.
결국 딸의 뒷바라지를 하기위함인데,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힘듬이 배어있는 얼굴에 웃음이 환하다.
부모의 정이 뭐고, 자식사랑이 뭔지...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들었다.
독일사람들은 정말 무지하게 검소하단다.
그들은 모든 것을 무지하게 아끼는데, 그 [아낌]은 그들의 철저한 계획과 실천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듯 하다.
예를들어, 일주일에 쓸 돈을 미리 정해놓고 그 범위 안에서만 쓰는데,
1주일에 100마르크를 쓴다고 정해놨는데 월요일에 80마르크를 사용했다면
나머지 6일동안은 어떻게 해서든 20마르크로 버틴단다.
또한 모녀지간에도 잔돈까지 계산을 한다고 한다.
엄마가 딸에게 시장보기를 요구했을 때, 딸은 장을 보고와서 엄마에게 센트까지 정확하게 돌려준다고 한다.
공과 사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독일인의 생활습성인 모양이다.
그 외 두분과 오랜 시간 나눈 이야기의 대부분은 두분이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다.
독일에 와서 고생하며 정착한 이야기를 들을 때 [애환]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안해봤느냐는 물음에, "한국에 돌아가도 어디에 정착해야할런지도 모르겠고
이미 적응하기가 힘들거 같다." 는 답변을 듣고 마음이 착찹했는데,
일하는 아주머니의 다음 말이 더 내 마음을 적신다.
"그래도 형님은 돌아가면 온나라가 동포들이 사는 곳인데 어디에 정착하면 어떻고, 적응 못할게 뭐있어요??
그 넓은 땅 한곳에서 발 붙이고 사는 우리같은 소수민족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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