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집사람과 함께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는데, 10시쯤 아들녀석의 전화가 왔다.

근데, 이게 왠 소리...

아들 : 아빠.. 방금 지원대장을 만났는데요, 공식 발표를 할거지만, 군복무기간 단축되면서 
          나도 금년 12월에 제대한대요.
나 : 뭐???  @>@...   그게 벌써 확정이 됐다는 말이야???

아들 : 네.. 그렇대요...


순간, 짧은 순간에 머리에 번뜩 떠오르는게 있었다.

'금년 12월에 제대를 하면, 내년 3월에 복학이 가능한거 아니야...'
학비 생각이 난 것이다.


그 순간 아들녀석의 마무리멘트가 날아온다.

'근데요...  오늘이 만우절이래요...'


@<@~~~  이런 젠장...

전화기를 타고 크게 울려오던 목소리를 듣고있던, 집사람이 깔깔대고 웃더니 하는 말,
'에~휴~~~  당신도 정말 나이 먹는가보네...  당신같은 사람이 아들한테 그렇게 완벽하게 당하는걸 보니...'

하긴, 예전엔 아이들이 엄마 골탕먹이는 재미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마에게 이런 장난을 많이 했다.
엄마는 워낙 단순하기 때문에 쉽게 잘 넘어가지만, 아이들의 그런 면을 알고있는 나는 쉽게 당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완전 무방비상태로 당한 것이다.
참~~ 나...  어이가 없구만...

그래도 모처럼 화끈하게 웃게 만들어준 아들녀석이 고맙다.  ^-------^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만우절의 풍류마저 잊고 지내는 요즘이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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