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의 옥정호에서 진안 마이산은 그리 멀지 않다.

동봉과 서봉 두개의 암봉이 마치 말의 귀 모양을 하고있다 하여 馬耳山이라 한다는데,
동봉을 수마이산, 서봉을 암마이산이라고도 한단다.  숫말과 암말은 귀가 다른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입장권을 끊고 마이산도립공원으로 들어가니,
대부분의 산을 낀 공원 입구가 그러하듯 여기도 음식점들이 늘어서있다.
저런게 꼭 있어야 하나...   그러니 일대가 더 지저분하고 환경오염이 생기는게 아닌가 싶은데도
어딜가든 똑같으니 참 이상도 하다.

여기는 간판메뉴가 참나무숯 흑돼지바베큐다.
저마다 자기 집이 참나무만 사용한단다.

조금 더 올라가니 번쩍거리는게 보인다.



금당사.

통일신라시대 중국 승려인 혜감이 창건하였다는데, 어떻게 중국 승려가 여기까지 와서 이런걸 지었냐... 
그때도 색이 저렇게 금색이었는지 궁금한데, 하긴... 아니면 금당사라 명명하지도 않았겠지.
그럼 그때는 어떤 방법으로 전체를 저렇게 금빛으로 했을지 새삼 궁금해진다.
황금도색은 아닐거고...   명칭에 비해 주변은 좀 썰렁하다.


금당사 우측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호수가 있다.



얼~~~  이런 산 속에 호수도 있네...   돌산에 둘러쌓인 모습이 제법 운치가 있다.

근데, 뒤의 저 돌산...   뭔가 닮은거 같지않나?? 
조금더 가까이 보자.   뭐가 나오나.



여기가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 한다는데,  적어도 저 모습만은 내 감각으로는 Panda 에 더 가까운거 같다.
짧은 양 귀, 넓은 이마, 그리고 복스러운 코에 입모양 까지.  저 정도면 완전 판다 아닌가??


한참을 더 올라가 마침내 도달한 마이산탑.



보이는건 온통 바위와 돌이다.
무수히 세워진 돌탑, 좌측의 절벽, 뒤의 암봉으로 구성된 이 모습이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는 마이산 만의 독특한 구경꺼리가 된다.

사실 사람들이 마이산을 찾는 주 이유 중의 하나가 이 돌탑 때문일 것이다.



이 돌탑들은 조선 후기인 1885년 임실에 살던 이갑용이라는 사람이 25세 때 입산하여 이곳 은수사(銀水寺)에서 수도하던 중
꿈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돌탑을 쌓기 시작, 10년 동안에 120여 개에 달하는 탑을 쌓았다고 한다.
자연석으로 조성한 이 돌탑들은 높이 1m 에서 15m 까지 여러 형태가 있다.

낮에 멀리서 돌을 날라다 밤에 탑을 쌓았다는데, 천지음양의 이치와 8진도법을 적용하여 쌓아올림으로써
돌탑이 허물어지지 않게 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80여 개가 남아 있단다. 

아무리 천지음양의 이치와 8진도법을 적용해도 그렇지,
이런 것들이 어떻게 비바람과 태풍을 버티며 100년 이상의 시간을 이대로 존재하는지 정말 불가사의하다.


그런데 이 돌탑들 못지않게 내 호기심을 부추기는게 또 하나 있다.



마치 벽에 걸려있는 것 같은 바로 이것.  그런데 걸려있는게 아니다.
이게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저런 돌뿐인 절벽을 타고 올라가며 꽃까지 피울 수 있는지 정말 경이스럽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 좀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맨 아래는 이렇게 분명 한그루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위로 올라가며 점점 옆으로 몸집을 키운 것이다.

그렇다면, 얘는 어떻게 저 위에까지 영양분을 공급하는걸까??? 



옆으로 위로 수많은 가지를 치면서 올라가는데, 위로 오르면서 가지에서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절벽 위에서 물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걸로 보아 위에는 어떤 水源이 있는 모양인데,
이렇게 돌 틈에 뿌리를 박아 절벽에 스며든 수분을 최대한 섭취하는 것이다.
중간 급유지를 많이 탐사하고 개발하는 셈이다.

자연의 생명력이란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인간의 집념이 이루어낼 수 있는 무한의 도전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키워나가는 자연의 능력.
마이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마이산이 보여준 무언의 교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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