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사무실의 최형석이사와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부산 출신으로 롯데자이언츠 팬인 최이사.
두산베어스의 골수팬인 나.
롯데와 두산의 경기장을 찾았는데, 그냥 보는건 뭔지 밋밋하다.

그래서 합의하에 결정한 룰.
안타 천원, 2루타 2천원, 3루타 3천원, 홈런 5천원, 도루 천원.
응원하는 팀이 달성할 때 마다 상대방이 벌금을 물기로.

결국 4천원의 적자가 났다.
하지만, 진들 어떻고  이긴들 무엇하리...
재미를 위한 게임인 만큼 순간순간의 재미가 너무 좋다.




완전 한국시리즈 분위기다.  3만5천의 관중석이 꽉 찼다.
금년들어 롯데가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에 대한 롯데팬의 열망과
최근 급상승세를 타는 두산팬들의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다.
프로야구가 발전하려면 이런 문화가 필요하다.




해가 진, 조명탑이 환하게 켜진 야구장은 또다른 매력이 있다.
여전히 관중석은 대만원.  이런 분위기에선 선수들도 야구할 맛이 날거다.
그만큼 플레이도 더욱 진지해질테고.

뿌듯했던 현상 하나.
롯데 응원석에서 파도타기가 시도됐다.
그런데 외야 중앙의 롯데 응원석이 끊긴 지점에서 그칠줄 알았던 파도타기가
지고있는 두산응원석까지 연결이 되어 완전히 한바퀴를 돌았다.
양팀 응원단이 승부를 떠나 다 함께 축제분위기를 연출한 순간이었다.




롯데 응원단은 수준높은 응원을 펼친다.
응원의 질이 높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들이 좋아하는 팀에 대해 열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조건없는 관심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관심이 기대에 대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을 수 있다는 것.
난 그것을 성숙이라 정의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양팀의 팬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 사회의 성숙함을 보는거 같아 흐뭇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