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시사프로그램인 MBC [시사매거진 2580]을 보니, 대단히 흥미로운 꼭지가 나온다.

위험한 조루수술 이란 소제목으로 다룬 이 기사는,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비뇨기과 광고에 주요 진료과목으로 등장하는 [음경배부차단술]에 대한 것이다.
나도 이런 시술에 대한 광고를 많이 보았고, 이게 요즘 일반적으로 보편화된 수술인가보다 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취재 내용은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막연한 생각을 놀라게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먼저 [음경배부차단술]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내용은 이렇다.
남성들이 성관계시 일찍 사정하는 조루현상을 수술을 통해 고칠 수 있는데,
수술의 개요는, 성기를 절개하여 신경조직 일부를 절단하여 예민한 부분을 마비시킴으로써
사정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비뇨기과 의사들의 인터뷰에 의하면, 수술소요시간은 20분 정도이며, 부작용 및 후유증은 일체 없다고 강조한다.  
수술비용은 60만원이란다. 
때문에, 요즘 조루치료를 위해 이 [음경배부차단술]이라는 수술을 받는 남성이 늘고 있는데,
문제는 의사들의 공언과는 달리 수술 후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의료소송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단다.

놀라운 것은,  국내 비뇨기과 개원의 대부분이 안전하다고 공언하며 시술을 하고 있는 이 [음경배부차단술]에 대해
국내에서도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의 전문의들은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데,
특히 충격적인 것은, 외국 의사들의 반응이다.

미국의 의사들도 그런 시술법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며,
심지어는 그런 시술법에 대한 내용을 리포터에게서 처음 들었다고 한다.
일본의 의사도, 인터넷을 통해 한국 비뇨기과 홈페이지의 수술내용을 보여주자,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자기는 그런 시술을 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귀에 와닿는 얘기는, 그런 시술방법이 있다면 학술지를 통해 정식으로 발표가 됐어야 하는데,
공식적으로 의학계에 공개된 것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의료계도 모르는 이 [음경배부차단술]이 우리나라에서는 누구에 의해 맨 처음 시술되었고,
어떻게 이리도 빠른 속도로 유행처럼 전파가 된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한때는 미혼 여성들이 결혼을 앞두고 처녀막 재생수술을 한다는 것이 이슈가 됐던 적이 있었다.  
취재기자의, 요즘 미혼 남성들이 이 수술을 결혼 혼수품처럼 생각한다는 웃지못할 표현을 들으니, 이런 생각이 난다.
결국은 수요와 인식의 문제라고.

한때 처녀막 재생수술이 유행한 것은, 남성들이 눈에 보이는 배우자의 순결만을 중시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요즘 젊은 남성들이 그런 것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처녀막]이 단순한 순결의 상징이 아닌, 활동에 따라 상태가 달라질 수 있는 신체의 일부로서 인식이 되고,
한편으론 성에 대해 자유로워진 개방 풍조에 따른 젊은 층의 무감각일 수도 있다.
그런걸 따진다는게 촌티나는... 

음경배부차단술은 어찌보면 性의 주도권이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남성을 의식해 여성이 어쩔 수 없이 처녀막 재생수술을 했듯이,
이제는 여성을 의식해 남성이 궁여지책으로 조루수술을 하는, 性에 대한 남성의 주도권 상실. 

어찌됐던,  이런 수술의 비뇨기과가 성행하고, 또 이로 인한 피해가 취재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왜소해져가는 남성들의 콤플렉스를 보는거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씁쓸하다.

예전엔 이런거 없이도 부부간의 금슬도 더 좋았고 이혼율도 낮았고,
특히, 남성의 이미지도 더 강했던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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