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는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이다.
안내서에 보면 118개의 섬이 400여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는데,
그걸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그냥 유명한 큰 섬만 돌기도 바쁘다.

리도에 이어 찾은 곳이 무라노섬.
무라노는 유리세공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가면 유리를 뽑아내어 갖가지 형태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



유리세공품 상점의 쇼윈도우에 진열된 각종 세공품들이 화려하다. 


해가 많이 짧아져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기 시작한다.
그래도 겉핥기나마 하고싶어 Torcello섬에 발을 내렸다.



이미 섬의 가로등이 떨어지는 해를 대신하기 위해 하나 둘 불을 밝히고 있다.



토르첼로섬의 오래된 성당.

정말 예전엔 규모가 꽤 컸을 법 한데, 많이 낡았다.
인구 80명의 작디 작은 섬에서 저 커다란 성당의 역할은 무엇인지...
실내에 들어가 보니, 아주 나이가 드신 신부님 혼자 정리를 하고 계시다.

저 성당의 뒷 쪽으로 돌아가면, 갖가지 조각들이 많이 있다.
벽에 걸린 조각, 뜰에 놓여진 조각...
마치 이 작은 섬이 예전엔 뭔가 한가닥 했다는 경력을 과시하는듯 하다.

그러고보니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 전역은 차치하더라도 이태리만 해도 발길 닿는 곳이 모두 빼어진 유적지이거늘,
정해진 일단의 숙련된 장인들이 이태리 전역을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이 모든걸 만들었을리는 없고,
그렇다면, 그 시대 이 곳에는 얼마나 많은 장인들이 있었다는 얘긴가...
로마는 전 국민의 장인화를 이룬 것인지...




돌아나오는 수상버스에서 바라보는 부라노섬의 석양이 사진으로 표현되는 것 몇배 이상으로 장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낭만이라는건 자연이 주는 DNA가 아닌가 싶다.

넋을 잃고 석양을 바라보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토르첼로섬 성당에 계시던 신부님이 뒤편에 앉아 돋보기로 성경을 읽고 계시다.
볼 일이 있어 출타를 하시는건지, 혹은 워낙 작은 섬이라 사제관을 돌볼 사람이 없어 출퇴근을 하시는지...
좌우간 저 연세에 인구 80명의 작은 섬에서 봉직을 하시다니.

참... 베네치아에는 수녀원이 있는거 같던데, 왜 토르첼로 성당에서는 수녀님이 보이지 않았을까..??
피렌체에서도 수녀님들을 많이 봤는데, 재밌는건, 의외로 흑인 수녀님들이 더 많은거 같다는 것이다.

그 수녀님들으 보는 순간 갑자기 [Sister Act] 영화가 생각났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I will follow hi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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