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에 강한 이미지의 일본도 멀리 떨어져 있는 곳까지는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결코 크지 않은 작은 섬 미야코지마는 그보다 더 작은 세 개의 섬, 이라부섬 구리마섬 이케마섬과 아름다운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재밌는 건, 미야코 공항에서 취득한 여행가이드 맵에는 미야코섬과 이라부섬을 점선으로 연결하여

[2014년 이라부大橋 준공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이 가이드는 최소 2013년 이전에 제작된 거라는 얘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량을 찍어냈기에 최소 4년이 지난 2017년까지도 소진이 안 된 채 유통되고 있는 걸까.



그런데, 또 하나의 황당한 에피소드.

미야코에서 이라부섬으로 들어갈 때는 렌트카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도로표지판을 보고 들어갔다가,

이라부섬에서 나올 때 내비에 미야코의 식당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했는데,

이 내비가 이라부대교 방면으로 차를 돌리지 않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처음엔 '샛길이 있나 보네..' 생각하다 차가 항구 방면으로 진입할 때야 문득 머리를 스치며 내뱉은 말.

"아~ 얘는 다리가 없지.."


그랬다. 렌트카의 내비 맵에는 2014년에 준공된 이라부대교가  없다. 지도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다리로 안내 하지 않고 배를 태우기 위해 항구로 안내 하는 것이다.

가이드 맵에서 예정한대로 2014년에 다리가 준공됐다면 근 3년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여지껏 내비 업그레이드가 안 되어 있는지...

더구나 인근 3개 섬은 중요한 투어코스임에도 내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너무나 일본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일본을 과대평가한 것인가..


그간 렌트카를 사용한 사람들 중에 이런 불편을 지적한 사람이 없었을까?

반납하며 꼭 지적을 하려 맘 먹었는데, 나 역시 깜빡 잊은 게 아쉽다.

내가 업데이트 미비를 지적했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하나, 궁금한 게 있었다.



이라부대교와 구리마대교의 공통점이 있다. 다리에 웨이브가 있다는 거. 


이유가 뭘까? 

세 번을 지나 다니며 다리 근처는 커녕 멀리 있는 배조차 본 적이 없는 걸로 보아 배의 통행을 위해 높이를 높힌 거 같진 않고,

그냥 미관상의 폼?  그러기엔 비용 측면에서 과투자 아닌가?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확인을 못 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