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안성에 있는 작은 아이가 갑자기 저녁 늦은 시각에 샤브미에 들렀다.
엄마와 만나기로 했단다. 

그날이 집사람의 생일이었는데, 딸아이가 그래도 엄마 생일을 그냥 보내기가 그랬는지
저녁을 같이 하려고 올라온 것이다. 

점장이 같이 식사를 하라는대도 다른 직원들에게 미안한지 아들녀석은 서빙을 하고,
아들과 오빠의 서빙을 받아가며 세식구만 식사를 같이 하는데,
딸애가 자꾸 시계를 들여다 본다.

이유를 물었더니, 안성에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막차가 10시라 늦어도 40분 전에는 나가야 한다며
엄마랑 이야기하며 밥 먹기가 바쁘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안스러워 보이는지...

아빠가 안성까지 데려다 줄테니 천천히 여유있게 하라고 하니,
'정말???   야~~ 우리 아빠 최고... 역시~~~' 라며,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 야.. 이녀석아...  네가 그렇게 시간에 쫒기며 가면, 그런 모습 바라보는 엄마 마음이 편하겠니???
엄마 생일날 엄마 맘 불편하게 하면 안되잖아...

'그럼.. 그럼... 그건 그렇지...'  집사람도 웃으며 받아친다.


딸애가 엄마 생일선물이라고 쇼핑백을 건네주며 그런다.
'근데.. 난 맨날 엄마 선물만 챙기는거 같아...  아빠 선물 사준 기억은 별로 안나는데...
아빠한테 미안하네...'

> 아빠는 니들이 엄마 선물 챙기는거 보는게 제일 행복해.  그게 아빠한테 주는 선물이야.

 
일가족이 모두 안성까지 내려가 안성에서 팥빙수를 먹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집사람이 그런다.
'당신이 지연이 데려다 준게 당신이 준 생일선물이야...'

이런...  애가 자기만의 자식인가...


집에 돌아와, 딸아이가 엄마 생일 선물이라고 건네준 옷을 펼쳐보던 집사람이 깜짝 놀라며
어이없어 한다.
'어머~~어머~~~  얘좀 봐... 이 옷... 내가 저 입으면 좋을거 같아 내가 저 사주려고 했던건데...'

이래서 어쩔 수 없는 모녀간인가 보다.






식사 후 서빙을 하던 아들까지 합세하여 간만에 온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왜들 눈들은 하나같이 작은지...

위 사람들은 가족임을 증명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