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이런생각 저런느낌

꽁꽁 얼어붙은 이 겨울에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2. 19. 20:19
그 어머니와 그 아들은 못난인가 잘난인가


금년 연초 그러니까 지난 1월16일 KBS 1TV에서 방송된 ‘퀴즈 대한민국’을 본 시청자라면
한 청년의 모습이 머리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출제되는 문제마다 거침없이 풀어내다 마침 내 ‘퀴즈 영웅’이 되자, 껑충껑충 무대를 뛰어다니며
큰절을 올리던 그 청년 (이창환군18) 말입니다.

역대 최고 상금인 5,810만원을 받으며 최연소 ‘퀴즈 영웅’으로 등극한 이군이,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데다, 가정형편 때문에 과외 한 번 받지 못하고도
200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대구지역 수석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이 ‘소년 천재’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생한 끝에 이 자리에까지 올라왔을까’ 그는 밝고 구김살 없는 표정으로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군의 집은 대구광역시 반야월. “친구들도 환경이 다 나와 비슷해 어려운지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대구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21평 ‘내 집’에서 살 만큼 형편이 괜찮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부터 가세가 눈에 띄게 기울었다고....
어머니 혼자서 꾸려가는 살림은 자꾸만 이들을 전세로, 월세로 그리고 독지가가 운영하는 무 월세 거주 시설로 내몰렸습니다.
생활보호대상자여서 학교등록금마저 전액 면제받았을 만큼 어려운 살림이었습니다.

이군은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며 가슴 아픈 적은 많았지만, 정작 나는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고 했읍니다.
이제부터 마음껏 효도하라고 이런 운이 주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말 했습니다.
이군에게 퀴즈 영웅의 ‘행운’을 안겨준 것은 드라마보다 시사 프로그램이나 교양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어머니 덕에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군은 “나보다는 오히려 지난해 고졸 검정고시와 10급 위생직 공무원 시험에 모두 합격한 어머니가 더 대단하다”고
슬쩍 말을 돌렸습니다.  이군의 어머니 채씨(45)는 이군이 가장 존경하고 또 자랑스러워하는 대상입 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뒤, 이군과 지금은 대구과학고에 다니는 동생이 다닌 초등학교에서 급식담당 직원으로 일했지만
한 번도 자식들의 기를 죽인적이 없었다고.
“어머니가 학교 식당에서 일하시는 게 왜 부끄러워요. 오히려 학교 가면 늘 엄마가 계시니 더 좋았죠.

그런데 연세가 드실수록 무거운 식판, 국통을 들어 올리고,
설거지통에 손을 담근 채 수 백명 분량의 식기를 닦는 일이 힘에 부치 시더라고요.
월급이 적어서 다른 일도 더 해야 했고요.  '그래서 작년 7월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셨어요.”
이군은 “남들은 고3이라고 뒷바라지도 받는다는데, 사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수험생 학부모’ 같았다”고 말하며
환히 웃었습니다.  
밤늦도록 책상 앞에서 일어나지 않는 어머니에게 커피를 타 드리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몫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공무원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시죠. 대학 나온 사람들도 못 푸는 문제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우리 엄마가 46.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 하셨잖아요.
신학기가 되면 7년 동안 근무하신 제 모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발령’도 받는데요. 정말 공무원이라니까요”

매일 밤 시큰거리는 손목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어머니를 보며 눈물을 훔치던 이군에게
이것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대학에 가면 진짜 멋들어진 연애를 하고 싶고,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많은 경험도 해보고,
또 세계 최고 기업의 CEO(최고경영자)가 되어 경륜을 쌓은 뒤 중년이 되면 나라에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도 풀어놓았습니다.
(여건 좋은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아이일까? 새삼 생각해보게 되네--)





내가 관여하는 골프동호회 사이트에 어떤 분이 올리신 글이다.
 
너무 감동적이고,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글이라  같이 나누고 싶어 옮겨 왔다.
이런 글을 읽으면 괜히 마음이 뿌듯해진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기에 살아가는 맛이 느껴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