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가족과 함께 한 결혼 25주년
江河
2008. 10. 19. 01:19
지난 금요일, 고교동창 딸의 결혼식이 있었다.
요즘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의 패턴대로 테이블에 앉아
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바라보다 한마디 던졌다.
"사실 내일이 내 결혼기념일인데... 더구나 내일이 25주년이야."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묻는다.
- 25주년이면 은혼식이잖아. 뭐 준비했냐?
> 글쎄... 준비한게 없는데, 여기 먼저 지난 사람 경험담좀 얘기해봐..
뭐 외국여행을 갔었다는 친구에 이어 한 친구의 대답이 모두의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 나는 다이아 1캐럿을 해줬는데...
> 야~~ 대단하네... 다이아 1캐럿이면 얼만데...
이 친구 왈.
-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종이에 [다이아몬드 1캐럿 교환증. 유효기간 영구] 이렇게 써서
봉투에 넣어줬지.
그러자 친구들의 질타가 쏟아진다.
- 너 그러고 밥 세끼는 제대로 먹고 다녔냐?
- 그러고도 이렇게 살아있는게 불가사의하네...
- 집사람 아직 같이 살아??
등등...
그래서 한번 또 유쾌하게 웃었다.
사실 은혼식이라하면 왠지 나이를 무지 먹은거 같아 느낌이 이상해서
그냥 25주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낮에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함께 했다.
처음엔 잊고 계시다 오늘이 저희가 결혼한지 25년째라고 말씀드리자, 아버님이 말씀을 꺼내신다.
"아... 맞다... 여보... 오늘이 얘들 결혼기념일이야...
내가 달력에 적어놓고 깜빡했네... 미안하구나."
그러시고는 달력에 적어는 놓았는데, 은혼식까지는 생각을 못했노라고 말씀하신다.
실제로 아버님은 매년 자식들의 결혼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기신다.
그리고 꼭 촌지를 건네주신다.
아마 오늘 우리가 모시지 않았더라면 내일이나 모레쯤 분명히 전화를 주셨을 것이다.
잊어서 미안하다고...
"두분이 잘 돌봐주신 덕에 이렇게 잘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잘 살겠습니다."
"두분이 건강하시고 화목하게 사시니까 저희도 아무 신경쓸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는거지,
두분이 티격태격하시고 건강도 안좋으시고 근심이 많으시면 어떻게 저희가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두분이 저희에게 복을 주신거죠.
저희가 은혜가 입은거고요. 아버님 어머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와 집사람이 인사를 드리자, 두분도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으라고 덕담을 주신다.
저녁은 아이들과 함께 했다. 지연이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드리는데, 원래 오늘 같은 날은 두분이 자리를 가져야하는거 아니냐?"
고 묻는다.
내가 답했다.
"결혼 25주년을 은혼식이라고 하고, 50주년을 금혼식이라고 하는데, 이런 의미를 부여했던건,
예전에는 질병들이 많았고 의료수준도 떨어져 요즘같으면 치료가능한 병으로도 죽는 경우가
많고 그랬으니까 25년을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을 모두가 축하하는 의미였지만,
요즘에는 의료수준 향상으로 그런 걱정은 안하겠지.
반면에 요즘에는 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거 같아.
25주년이면 대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정도 다 컸을 때니까,
자식들이 '우리가 성인으로 성장할 때 까지 갈등 겪지않게 아빠 엄마가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
는 감사의 표시랄까..."
집에 돌아오며 집사람이 한 말.
"그렇게 오래된거 같지도 않은데, 25년이 됐네...
그래도 내후년 아버님 어머님 60주년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흔히들 한다는 외국여행 가자는 소리도 못해 미안하기만 한데,
집사람은 내일 지리산 가려면 피곤할테니 빨리 자라고 성화다.
여보~~ 미안해요...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얘기같아 [다음에...]라는 말은 안할랍니다.
요즘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의 패턴대로 테이블에 앉아
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바라보다 한마디 던졌다.
"사실 내일이 내 결혼기념일인데... 더구나 내일이 25주년이야."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묻는다.
- 25주년이면 은혼식이잖아. 뭐 준비했냐?
> 글쎄... 준비한게 없는데, 여기 먼저 지난 사람 경험담좀 얘기해봐..
뭐 외국여행을 갔었다는 친구에 이어 한 친구의 대답이 모두의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 나는 다이아 1캐럿을 해줬는데...
> 야~~ 대단하네... 다이아 1캐럿이면 얼만데...
이 친구 왈.
-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종이에 [다이아몬드 1캐럿 교환증. 유효기간 영구] 이렇게 써서
봉투에 넣어줬지.
그러자 친구들의 질타가 쏟아진다.
- 너 그러고 밥 세끼는 제대로 먹고 다녔냐?
- 그러고도 이렇게 살아있는게 불가사의하네...
- 집사람 아직 같이 살아??
등등...
그래서 한번 또 유쾌하게 웃었다.
사실 은혼식이라하면 왠지 나이를 무지 먹은거 같아 느낌이 이상해서
그냥 25주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낮에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함께 했다.
처음엔 잊고 계시다 오늘이 저희가 결혼한지 25년째라고 말씀드리자, 아버님이 말씀을 꺼내신다.
"아... 맞다... 여보... 오늘이 얘들 결혼기념일이야...
내가 달력에 적어놓고 깜빡했네... 미안하구나."
그러시고는 달력에 적어는 놓았는데, 은혼식까지는 생각을 못했노라고 말씀하신다.
실제로 아버님은 매년 자식들의 결혼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기신다.
그리고 꼭 촌지를 건네주신다.
아마 오늘 우리가 모시지 않았더라면 내일이나 모레쯤 분명히 전화를 주셨을 것이다.
잊어서 미안하다고...
"두분이 잘 돌봐주신 덕에 이렇게 잘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잘 살겠습니다."
"두분이 건강하시고 화목하게 사시니까 저희도 아무 신경쓸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는거지,
두분이 티격태격하시고 건강도 안좋으시고 근심이 많으시면 어떻게 저희가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두분이 저희에게 복을 주신거죠.
저희가 은혜가 입은거고요. 아버님 어머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와 집사람이 인사를 드리자, 두분도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으라고 덕담을 주신다.
저녁은 아이들과 함께 했다. 지연이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드리는데, 원래 오늘 같은 날은 두분이 자리를 가져야하는거 아니냐?"
고 묻는다.
내가 답했다.
"결혼 25주년을 은혼식이라고 하고, 50주년을 금혼식이라고 하는데, 이런 의미를 부여했던건,
예전에는 질병들이 많았고 의료수준도 떨어져 요즘같으면 치료가능한 병으로도 죽는 경우가
많고 그랬으니까 25년을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을 모두가 축하하는 의미였지만,
요즘에는 의료수준 향상으로 그런 걱정은 안하겠지.
반면에 요즘에는 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거 같아.
25주년이면 대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정도 다 컸을 때니까,
자식들이 '우리가 성인으로 성장할 때 까지 갈등 겪지않게 아빠 엄마가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
는 감사의 표시랄까..."
집에 돌아오며 집사람이 한 말.
"그렇게 오래된거 같지도 않은데, 25년이 됐네...
그래도 내후년 아버님 어머님 60주년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흔히들 한다는 외국여행 가자는 소리도 못해 미안하기만 한데,
집사람은 내일 지리산 가려면 피곤할테니 빨리 자라고 성화다.
여보~~ 미안해요...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얘기같아 [다음에...]라는 말은 안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