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분들과 새롭게 인연을 맺은 즐거웠던 날
남의 얘기로만 듣던 상견례.
그 느낌은 어떤 걸까 궁금했는데, 우리의 상견례는 잊고 지냈던 옛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었다.
첫 말을 어떻게 꺼내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신경 안 쓰일 수 없었는데,
7시에 만나 장소를 옮겨가며 11시에 헤어졌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상견례가 아니었나 싶다.
일단, 편한 복장으로 격의없이 만난 것이 주효했고,
아이들이 서로의 집을 열심히 드나들며 강한 신뢰와 애정을 심어준 게 부모들간의 거리를 좁히는데 큰 도움이 된 거 같다.
우리도 아들 짝지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아들에 대한 상대 부모님의 강한 신뢰로 인해,
서로 감사하며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즐겁고 재미있는 장면도 많았다.
- 7시에 만나 10시에 식당 영업이 종료됐으면 그걸로 상견례가 끝나는 게 일반적 상황일 거 같은데,
아이들의 제안으로 500m 떨어진 카페로 차량 이동하여 11시에 종료.
- "아버님~ 커피는 카드뽑기로 하시죠~"
카페에서는 아들의 제안으로 양가 참석자 모두의 신용카드를 모아 복불복 카드뽑기로 예비신부가 2차 비용 부담.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놀이문화로 반전시켜준 아들의 재치에 감사~
- 그리고 생각치도 못 했던 뜻밖의 서프라이즈.
뜬금없이 테이블 위에 펼친 화려한 떡케잌과 선물.
'뭐지..?' 의아해하는 우리에게 "아버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예비신부 댁에서 준비한, 며칠 안 남은 내 생일 축하 이벤트였다.
상견례장에서 받은 뜻밖의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 식당 지배인의 엉뚱한 드립도 재미를 더했다.
예비처제를 바라보며 "신부님이 너무 고우시고, 두 분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는 뻘드립에 모두가 뻘쭘.
뒤늦게 상황파악이 된 지배인이 황망한 표정으로 주인공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두 분 완전 선남선녀세요~"라며 뒷수습에 나섰지만,
아들 왈, "이미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질 않아.." ^^
마치 이미 알고 지냈던 것처럼 격의없이 편하고 즐거웠던 시간.
좋은 분들과 새롭게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어 기쁘고,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노력해준 아이들에게도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