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산다는건...

고구마와 함께 캔 간매의 마음

江河 2010. 10. 5. 15:49

지난 주 여주에서 레미콘사업을 하는 간매에게서 연락이 왔다. 고구마 캐러 오라는.
지인 몇명과 함께 사둔 땅에 고구마를 심었으니 수확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들은게 50여일 전이었다.

주말은 교통이 붐빌거 같아 월요일 해탈과 함께 오랜만에 여주로 가을 나들이에 나섰다.




고구마 캐기에 앞서 점심을 먹기 위해 간매가 안내한 굴암매운탕집.

한강에서 물고기를 어획할 수 있는 조업면허를 갖고있는 사람이 여주에 딱 네명이 있다는데,
이곳 주인이 그중 한 사람이란다.  참게가 함께 들어간 쏘가리 매운탕도 일품이지만,
반찬이 하나같이 입에 착착 감긴다. "김치값이 금값이 되니 이제 김치가 안나오는구나.." 라는
내 말에, "이 집은 원래 김치가 안나오는 집인데, 대신 깎두기가 일품.." 이라는 답변을 듣고
깎두기를 한점 먹어보니, 이건 무우가 아니라 마치 배가 아삭거리는 듯 하다.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찾아간 고구마밭.
총 7000평 중 6500평은 도급을 주어 이미 수확이 끝났다.
 



간매가 지인들을 위해 남겨둔 500평엔 아직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고구마들이 많다.

고구마를 캐는 시범을 보이는 간매.
"자.. 먼저 이렇게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 옆으로 쌓아놓은 다음,
 흙을 덮고 있는 검정 비닐의 양 끝을 잡아 벗겨냅니다."
 



간매의 시범을 본 후 바로 익숙하게 따라하는 해탈.
이 사진 찍고 나서 한마디 들었다. "강하형~ 일 안하고 뭐해?? 놀러왔어??" 
"사진 찍으러 왔다. 왜??"  ㅋㅋ~~

이렇게 대략 두시간 반의 작업 결과.

 

고구마 10박스 수확.

직접 일을 해보니 간매의 말이 실감난다.
"고구마 캐러간다고 할 때, 나도 한 박스만 갖다 달라는 사람은 고구마 한번도 안캐본 사람이야.
 이게 얼마나 중노동인데.. 차라리 한 박스 사다주는게 나아.."


허리가 좀 아프긴 했지만, 아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오후 내내 사무실을 비운 채 우리와 함께 해준 간매에게 헤어지며 들려준 말.
"오늘 고구마 캐러와서 간매 네 마음을 캐고 간다. *^^*"


그랬다. 내가 캐서 담아온건 고구마가 아닌, 간매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