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산다는건...

피겨 여제 김연아의 눈물

江河 2010. 2. 26. 16:22


(사진은 네이버에 게재된 mydaily 기사에서 인용했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가슴이 조마조마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경기를 보며 내 기억에 남을 만큼 마음을 졸인 순간이 몇 번 있다.

하나는, 2002 월드컵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승부차기 순간이었고,
또 하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과 쿠바의 야구 결승전,
3 : 2 로 앞선 상황에서 쿠바의 9회말 마지막 공격 1사 만루의 순간.

다행히 두 경우 모두 환호와 환희를 가져다 주었다.


오늘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지켜보았던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위에 언급한 상황 못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그제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할 때도 마음을 졸였지만,
금메달이 확정적이라는 보도가 나올수록 혹시 모를 실수에 대한
불안감에 더 긴장이 됐다.

점프 한번, 착지 한번 할 때 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평소 들뜨던 중계진도 오늘은 오히려 말을 아낀 채 숨을 죽인다.
그만큼 같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


연기가 끝난 후 김연아의 뺨을 타고내리는 눈물.
여지껏 김연아 경기의 수많은 중계를 보면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거 같은데...

그 눈물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된 듯 했다.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실수없이 다 보여줬다는 만족스러움.
무엇보다,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스스로를 북받치게 했는지도 모른다.

대담하고 두둑한 배짱을 가졌다는 세계 언론의 찬사 속에,
전 세계의 집중되는 이목과 관심으로 인해 상당했으리라 생각되는 중압감을 이겨내며
시종 담담한 표정을 보이던 그녀였지만, 그녀도 그 순간엔 어쩔 수 없는 스무살이었다.
 
시상대에 오른 김연아는 또 한번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은메달을 딴 일본의 아사다 마오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에서 나타난 눈물의 의미는 전혀 달랐다.
한 사람은 성취와 환희의 눈물이었고, 또 한 사람은 아쉬움과 좌절의 눈물이었다.


만약..  만약에 김연아 선수가 실수를 저질러 금메달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어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도 심판의 애매모호한 판정으로 실격된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 이어 또 한번의 깊은 애통함을 느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쁨을 주어 고맙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부모님도 그간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김연아는 나중에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 등등.. 벌써부터 즐거운 가십성 얘기가 많이 나온다.
김연아 같은 딸 하나 있었으면 대박인데.. 하는 소리에 웃으며 물었다.

"그렇게까지 키우는데 들어간 노력과 비용은 생각 안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