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기억 속에 묻혀있던 Five Fingers
江河
2010. 1. 26. 17:05
고등학교 동창사이트에 들어가 글을 남겼더니, 한 친구가 댓글을 남겼다.
"이상범 중위.. Five Fingers를 기억하시는가?"
@>@.. Five Fingers.. 맞다.. 그런게 있었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단어다.
가까이 몰려다니던 악동들끼리 소위 깜보삼아 그럴듯한 명칭을 붙이는,
학창시절 한번쯤 해봄직한 그런 얄개들의 모임이었다.
그러고보니 저 이름도 내가 만들었던거 같다.
그런데... 정작 멤버들이 기억이 안난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그 친구가 당시 사진을 올렸다.
보는 순간 절로 웃음이 나는 얼굴들.
좌로부터, 권용. 사진을 보내준 안민성. 이광호. 나. 김영일.
이 멋진 서양남자는 당시 미8군에 근무하던 육군 대위다.
독일계 미국인으로 기억하는데, 이름이 뭐드라... 가물가물...
어찌어찌 알게되어 몇번 같이 어울린 기억이 있다.
여기는 경복궁.
지난 주 고교동기 임원회에서 만난 안민성과 권용.
성격이 괄괄하고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는 안민성이 Five Fingers 추억도 더듬을 겸
별도로 한번 보자고 하더니, 어제 둘이 까사미오를 찾아왔다.
권용과 안민성 부부.
묘하게도 당시 다섯명의 멤버 중 권용과 안민성, 그리고 김영일이 꾸준한 만남을 가져왔고,
반면에 나는 이광호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왔다.
그래서, 민성이가 영일이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바꿔줬고,
나는 광호에게 전화를 걸어 권용과 민성이를 연결시켜줬다.
그리고, 구정 후 같이 한번 만나기로.
민성이 와이프가 묻는다. "근데, 왜 안만나게 됐어요?"
왜 그랬지? 왜 그동안 안 만났을까??
관계가 틀어질만한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제는 간만에 옛날 학창시절로 돌아가 그 시절로 푸~욱 젖었다.
만남, 헤어짐.. 그리고, 재회...
인연에 대해 새삼 생각케한 시간이었다.
기억 속 캐캐묵은 파일을 들춰내 추억을 되살려준 안민성~~
고맙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