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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희망, 그리고, 보람

江河 2009. 8. 4. 02:37
 꿈



재원이는 꿈과 같은 아이다.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 눈 앞에 아른거리며 보여질 것 같은, 그런 꿈과 같은 아이다.


군복무를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던 재원이가 4년여만에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이번에 나가면 최소 2년, 졸업 후 어떤 계획을 잡느냐에 따라
다시 한국에 들어오는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재원이는 자신이 가지고있는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다.
그런 재원이가 군복무와 1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사회에서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약간은 깨달은거 같다.

재원이는 깨달음에 대한 성장이 늦은 아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것에 기대를 건다.
서서히 달궈진 구들의 열기가 오래 가듯, 늦은 깨달음이 심지를 굳게할 수 있을거라고.

남은 대학 2년의 시간동안 재원이가 무엇을 하고,
2년 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하게될지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는 본인도 지금은 알지 못할 것이다.


공항에서 재원이에게 마지막으로 해준 말은 이랬다.

"생각을 많이 해라."


꿈을 품는 재원이가 기다려진다.




 희망



지연이는 희망을 품고 사는 아이다.

뉴욕에 있는 PACE 대학원에서 부분장학금 지급조건을 포함한 입학허가서가 왔지만
지연이는 눈물을 훔치며 일단 대학원 입학을 연기해야 했다.
오빠와 함께 두 사람이 동시에 유학을 병행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들과 딸의 차이를 두는건 아니다.
지연이의 대학원보다는 재원이의 학부 졸업이 우선이어서다.

자기의 희망을 실현시킬줄 아는 지연이는 빠르면 내년에 미국으로 들어갈 것이다. 
역시 언제 돌어올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공부를 마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거 보다, 본인이 그 곳 생활을 원해서다.

1년동안 새로운 경험을 하고싶다며 취직을 한 지연이는 오빠가 떠나는 날 첫 출근을 했다.


희망을 실현하는 지연이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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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람



집사람과 나는 아이들과 떨어져 산다고 생각한지 오래다.
그리고 그리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머물 능력이 되면 굳이 귀국을 종용할 생각이 없다.

아이들이 자유로운 곳에서 자기 꿈을 펼치며 희망대로 살기를 원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은 그런 여건이 부족하다.
본인의 능력보다 여러가지 연(緣)에 의한 평가가 우선이고,
창의보다 복종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  그것이 아직까지의 한국이다.


아이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않는다.
단지 각자의 개성을 긍정적으로 살리며 좋아하는 일을 창의적으로 즐기면서 하기를 바란다.
부와 명성은 삶의 방식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모두에게 동일한 행복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자기 삶에 만족하면서 웃음지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게 부모의 보람이 아닐까.


작은 행동 하나라도 이 아이들로 인해 웃음지을 수 있다면,
그게 이 아이들을 키운 우리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