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사이판

사이판 1 - 도착

江河 2009. 6. 2. 02:54
SAIPAN.

사이판에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는 공통된다.
볼건 없단다. 그냥 쉬다오는거란다.

그래서 갈 생각을 안했다.
아직은 이것저것 들여다볼 나이인데, 볼게 없다???
그렇다면 내돈 들여 찾아갈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갈 기회가 생겼다.
BC카드에서 우수기업고객 초청행사를 하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카드결제 많이 한 기업체 직원 한명씩 공짜구경 시켜준단다.

공짜라면 뭐도 먹는다고???  양재물.
그래.  먹고 죽는 양재물도 먹는다는데, 살아서 눈뜨고 돌아보는 공짜 관광을 피할 이유가 없지.

근데, 혼자 가려니 좀 찜찜하다.
한사람 추가하는데 얼마유??   110만원이라는구만.
같은 날 출발하는 다른 사이트 찾아보니 104만원.  바가지는 아니구나.

25년을 살아준 작년 결혼기념일, 급상승한 환율을 핑계로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나갔다.
그 께림칙한 마음을 이번에 풀자.


여행, 그것도 해외여행은 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저녁 출발임에도 평소보다 2시간 일찍 눈이 떠진다.
집사람과 함께 움직이면 좋은게 있다.  워낙 꼼꼼히 짐을 챙겨 나는 별로 할 일이 없다.


두번에 걸친 보안검색을 거쳤음에도 여객기 탑승출구 바로 앞에서 나를 지목해 정밀검사를 한다.
샌들을 벗겨 바닥을 눌러보고, 비틀어보고, 앞뒤를 세밀하게 검색한다.
내게서 테러리스트의 feel이 느껴지나??
그렇더라도 그건 불쾌한 일이 아니다. 
평범함 속에 내재된 비범함이 보였다는 증거...
왕자병은 이렇게 생긴다.


5월26일 밤 8시10분에 정확히 출발한 아시아나 OZ 603 여객기.

입국신고서를 나눠주는데, 서식의 문자가 모두 한글이다.
이럴 때 참 뿌듯하다.  왠지 대우받는 느낌.
그리고 국력의 신장을 느낀다면 너무 오버한건가...?? 

면세품 예약주문을 받는단다.
두가지가 아주 맘에 든다.
하나는, 환율을 1100원으로 계산한다는거. 
그러니 달러로 구매하는 것보다 원화로 구매하는게 낫다.
또 하나는, 일단 예약주문을 해놓고, 현지 면세점과 가격비교후 취소가 가능하단다.

4시간 30분만인 현지시각 새벽 1시30분쯤.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이판은 너무 조용하다.  불빛도 밝지가 않다.

입국심사장은 규모나 분위기가 마치 시골 간이역을 연상케한다.
작은 규모가 실망스러운게 아니라 기대되는 정취에 마음이 들뜬다.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아담할까..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baggage claim에서 백이 내려져있다.
친절도 하시지...

그런데..  입국장 복도 한켠에 보이는 이건 또 뭐냐??

 

영어야 만국공용어니까 그렇다치고, 러시아, 일본, 한국, 중국인들이 주 고객이라는 얘기아닌가?
아무 생각없다가도 저걸 보니 갑자기 집값이 궁금해진다. 


공항에서 숙소인 World Resort Hotel 까지는 버스로 불과 10여분 거리.
그 짧은 시간에 현지가이드의 안내가 숨가쁘게 이어진다.

- 사이판의 면적은 제주도의 1/10, 거제도의 1/3 입니다.
- 사이판은 화력발전이라 전기요금이 비쌉니다. 그래서 사방이 어둡습니다.
  
(그러고보니 가로등이 있음에도 길이 참 어둡다. 시골길의 모습이다)
- 객실에 들어가시면 냉장고에 맥주와 음료수가 있는데, 모두 무료이니 그냥 드시면 됩니다.
  
(우리만 그런거야..?  원래 그런거야???)
- 사이판은 일본 관광객이 많아 객실 규모가 좀 작습니다. 그리고 트윈베드입니다.
   편히 쉬시고 7시반에 모닝콜이 들어가니, 식사 하시고 9시반까지 로비에 모여주세요.



키를 받아 924호실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작지않네...




모닝콜만 믿을 수는 없고, 경험상 알람을 해놓는게 확실하지.


이렇게 도착을 해 잠시 눈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