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사람 사람들
무박이일로 보낸 경익수 학장 축하모임
江河
2009. 3. 11. 19:52
경익수 교수가 학장이 됐다.
반가운 소식에 가까운 친구들이 축하모임을 가졌다.
일단 내 사무실로 모인 친구는 오늘의 주빈인 경익수를 비롯한 유지설, 박중환.
1차 장소로 결정한 세꼬시집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가벼운 논쟁이 벌어진다.
지설 : 야~~ 근데, 오늘 누가 사는거냐?
상범 : 오늘 공식명칭이 경익수 학장취임 축하모임 아니냐...
지설 : 원래 생일모임하면 본인이 사는거 아냐?
익수 : 그래.. 오늘 내가 살께...
상범 : 그래도 그건 아니지... 오늘은 우리가 축하해주려고 모인거니까.. 근데 나도 좀 걱정되긴한다.
이거.. 백수 후배들이 생겼으니 결국 선임백수가 가만있을 수도 없고...
아무래도 내가 덤터기 쓰게 될거같은 기분이 드네.. (지설이와 중환이는 지난 2월 직장을 그만두었다)
익수 : 백수환영회 아직 안했냐?
상범 : 얘들 신고식도 아직 안했는데...
중환이하고 지설이 니들 잘 판단해라.. 우리 동기들 중에 내가 백수선임아니냐..
앞으로 백수 쫄따구들이 줄줄이 생길텐데, 선배대우를 잘해야 나중에 그만큼 후배들한테 대우받지.
그러니까 니들은 나 하나만 잘 받들면 남은 여생이 해피해진다. 1인지하 만인지상 알지?? *^^*
익수가 내일 아침 일이 있다며 밤 10시 KTX 표를 끊었다고 하고, 지설이도 11시까지 이천엘 다녀와야한단다.
오랜만에 모였는데 술만 마시기도 그렇고, 어차피 지설이도 운전때문에 술을 마시는게 부담스러워
7시50분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딱 한시간만 놀다 가면 되겠네..."
그런데, 늘 느끼지만 세상사가 그렇게 뜻대로만 되는게 아니다.
선약이 있어 참석이 어려울거 같다던 배기홍이 부랴부랴 노래방으로 달려왔다.
친구의 경사스러운 모임에 빠지기가 왠지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합류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상범 : 못온다더니..?? 얘들 조금있으면 갈텐데 지금 뭐하려왔냐?
기홍 : 얘들?? 누가 가는데?
상범 : 익수는 아침에 일이 있어 오늘 가야된다 그러고... 지설이는 이천에 가야한다 그러고...
기홍 : 내가 지금 2차로 좋은데 간다는걸 뿌리치고 여기로 왔는데 어딜 가... (익수에게) 넌 내일 몇시에 일이 있는데?
익수 : 10시..
기홍 : 에이씨... 그럼 아침에 가도 되겠네... 대전이야 두시간이면 가는데, 뭘 오늘 가냐...
(지설에게) 넌??
지설 : 난 익수 안간다면 이천 갔다올테니까..
익수 : 그럼 표 환불돼나?
지설 : 얼만데?? 이리 줘봐. (기차표를 받아보더니) 에이.. 만육천원 가지고...
지설이가 기차표를 찢어버리며 급반전된 상황이 정리된다.
그리고 10시쯤 이천으로 간 지설이가 돌아온 시간이 얼추 12시반이 넘었다.
노래방에서 4시간 40분 이상을 있었던 셈.
새벽에 일이 있는 중환이가 미안한 마음으로 먼저 귀가를 하고, 넷이 들른 집은 일본식 정종집.
그곳에서의 화두는 이제 우리도 노후 즐길 준비를 하자는 것.
그래서 결정된 계모임. 계주는 익수가 하기로.
우리 모임 쎄구나... 적어도 대학 학장쯤 되야 계주를 할 수 있다니...
시계는 새벽 2시를 넘어가는데, 대전행 첫 고속버스는 6시에 있단다.
그러니 시간이 애매하다. 익수는 고속터미날 근처에 찜찔장이 있느냐고 묻는데,
기껏 붙잡아놓고 혼자 찜질방에 보낸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고, 그보다 잠을 자기가 지극히 애매한 시간이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당구장.
결국 새벽 5시반까지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헤어져 집에 들어오니 6시가 넘는다.
나참... 밤 새본게 작년 연그린총회 때 이후 1년만인데, 당구치며 밤새보긴 또 처음이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요즘 대학에선 학장 선출할 때 노래심사까지 하는 모양이다.
예전 학창시절에 학장님이면 까마득한 곳에 계시는 분이었고, 매일 연구만 하시며 여가시간엔 뭘 하시나 궁금했었는데,
음... 학장님도 이러고 노시는구만...
자리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연연해 하지도 않던 친구가 학장이 됐으니, 우리에게는 법대학장 친구가 생긴 것이다.
괜히(?) 뒤늦게 참석해 바람을 잡아 밤을 꼬박 새운 배기홍.
집에 들어가 어쩌면 와이프에게 이런 꾸지람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출근을 해야하는데, 출근 신경 안쓰는 백수들하고 어울려 밤을 새면 어떡하느냐..." ^&^~~
그래도 친구가 좋은걸 어떡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가 1974년 3월.
그러고보니 정확히 만으로 35년 전이다,
지설 : 우리끼리는 정말 룸싸롱 한번 안가지 않았냐? 이거 정말 웃기는 일인지.. 희한한 일인지... 하여간 너무했어..
상범 : 룸싸롱 뿐이냐... 사우나도 한번 못갔다.
우린 이렇게 스케일 작고 소심한 순진남들이다.
물론 개별적으로야 사회생활을 하며 왜 룸싸롱을 안가봤겠나...
하지만 우리끼리는 모여도 그런 방면으로는 화제가 오르지않는다.
그저 쏘주에 끽해야 단란주점... 그런 평범함이 우리 각자의 캐릭터고 우리들의 IDENTITY다.
그러니 35년 된 50중반의 친구들끼리 돈 빌려달라는 소리 서로 해본 적 없고, 보증 부탁 해본 적도 없지...
그렇게 편안한 친구들이다.
그래서 같이 밤을 새우는게 즐겁고 고마운...
P.S : 참... 노래방 4시간 40분. 그렇게 오래 노래방에 있어본 것도 처음인거 같은데,
보통 노래 한곡 부르는데 5분을 잡더라도 줄잡아 50곡은 됐다는 얘기. 그것도 립씽크가 아닌 라이브로만.
나중엔 목이 잠기더라는... 같은 노래 없었으니 알기도 많이 안다.
그나저나 백수가 늘어나니 같이 밤 샐 파트너가 생겨 좋네.. *^^*
반가운 소식에 가까운 친구들이 축하모임을 가졌다.
일단 내 사무실로 모인 친구는 오늘의 주빈인 경익수를 비롯한 유지설, 박중환.
1차 장소로 결정한 세꼬시집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가벼운 논쟁이 벌어진다.
지설 : 야~~ 근데, 오늘 누가 사는거냐?
상범 : 오늘 공식명칭이 경익수 학장취임 축하모임 아니냐...
지설 : 원래 생일모임하면 본인이 사는거 아냐?
익수 : 그래.. 오늘 내가 살께...
상범 : 그래도 그건 아니지... 오늘은 우리가 축하해주려고 모인거니까.. 근데 나도 좀 걱정되긴한다.
이거.. 백수 후배들이 생겼으니 결국 선임백수가 가만있을 수도 없고...
아무래도 내가 덤터기 쓰게 될거같은 기분이 드네.. (지설이와 중환이는 지난 2월 직장을 그만두었다)
익수 : 백수환영회 아직 안했냐?
상범 : 얘들 신고식도 아직 안했는데...
중환이하고 지설이 니들 잘 판단해라.. 우리 동기들 중에 내가 백수선임아니냐..
앞으로 백수 쫄따구들이 줄줄이 생길텐데, 선배대우를 잘해야 나중에 그만큼 후배들한테 대우받지.
그러니까 니들은 나 하나만 잘 받들면 남은 여생이 해피해진다. 1인지하 만인지상 알지?? *^^*
익수가 내일 아침 일이 있다며 밤 10시 KTX 표를 끊었다고 하고, 지설이도 11시까지 이천엘 다녀와야한단다.
오랜만에 모였는데 술만 마시기도 그렇고, 어차피 지설이도 운전때문에 술을 마시는게 부담스러워
7시50분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딱 한시간만 놀다 가면 되겠네..."
그런데, 늘 느끼지만 세상사가 그렇게 뜻대로만 되는게 아니다.
선약이 있어 참석이 어려울거 같다던 배기홍이 부랴부랴 노래방으로 달려왔다.
친구의 경사스러운 모임에 빠지기가 왠지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합류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상범 : 못온다더니..?? 얘들 조금있으면 갈텐데 지금 뭐하려왔냐?
기홍 : 얘들?? 누가 가는데?
상범 : 익수는 아침에 일이 있어 오늘 가야된다 그러고... 지설이는 이천에 가야한다 그러고...
기홍 : 내가 지금 2차로 좋은데 간다는걸 뿌리치고 여기로 왔는데 어딜 가... (익수에게) 넌 내일 몇시에 일이 있는데?
익수 : 10시..
기홍 : 에이씨... 그럼 아침에 가도 되겠네... 대전이야 두시간이면 가는데, 뭘 오늘 가냐...
(지설에게) 넌??
지설 : 난 익수 안간다면 이천 갔다올테니까..
익수 : 그럼 표 환불돼나?
지설 : 얼만데?? 이리 줘봐. (기차표를 받아보더니) 에이.. 만육천원 가지고...
지설이가 기차표를 찢어버리며 급반전된 상황이 정리된다.
그리고 10시쯤 이천으로 간 지설이가 돌아온 시간이 얼추 12시반이 넘었다.
노래방에서 4시간 40분 이상을 있었던 셈.
새벽에 일이 있는 중환이가 미안한 마음으로 먼저 귀가를 하고, 넷이 들른 집은 일본식 정종집.
그곳에서의 화두는 이제 우리도 노후 즐길 준비를 하자는 것.
그래서 결정된 계모임. 계주는 익수가 하기로.
우리 모임 쎄구나... 적어도 대학 학장쯤 되야 계주를 할 수 있다니...
시계는 새벽 2시를 넘어가는데, 대전행 첫 고속버스는 6시에 있단다.
그러니 시간이 애매하다. 익수는 고속터미날 근처에 찜찔장이 있느냐고 묻는데,
기껏 붙잡아놓고 혼자 찜질방에 보낸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고, 그보다 잠을 자기가 지극히 애매한 시간이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당구장.
결국 새벽 5시반까지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헤어져 집에 들어오니 6시가 넘는다.
나참... 밤 새본게 작년 연그린총회 때 이후 1년만인데, 당구치며 밤새보긴 또 처음이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요즘 대학에선 학장 선출할 때 노래심사까지 하는 모양이다.
예전 학창시절에 학장님이면 까마득한 곳에 계시는 분이었고, 매일 연구만 하시며 여가시간엔 뭘 하시나 궁금했었는데,
음... 학장님도 이러고 노시는구만...
자리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연연해 하지도 않던 친구가 학장이 됐으니, 우리에게는 법대학장 친구가 생긴 것이다.
괜히(?) 뒤늦게 참석해 바람을 잡아 밤을 꼬박 새운 배기홍.
집에 들어가 어쩌면 와이프에게 이런 꾸지람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출근을 해야하는데, 출근 신경 안쓰는 백수들하고 어울려 밤을 새면 어떡하느냐..." ^&^~~
그래도 친구가 좋은걸 어떡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가 1974년 3월.
그러고보니 정확히 만으로 35년 전이다,
지설 : 우리끼리는 정말 룸싸롱 한번 안가지 않았냐? 이거 정말 웃기는 일인지.. 희한한 일인지... 하여간 너무했어..
상범 : 룸싸롱 뿐이냐... 사우나도 한번 못갔다.
우린 이렇게 스케일 작고 소심한 순진남들이다.
물론 개별적으로야 사회생활을 하며 왜 룸싸롱을 안가봤겠나...
하지만 우리끼리는 모여도 그런 방면으로는 화제가 오르지않는다.
그저 쏘주에 끽해야 단란주점... 그런 평범함이 우리 각자의 캐릭터고 우리들의 IDENTITY다.
그러니 35년 된 50중반의 친구들끼리 돈 빌려달라는 소리 서로 해본 적 없고, 보증 부탁 해본 적도 없지...
그렇게 편안한 친구들이다.
그래서 같이 밤을 새우는게 즐겁고 고마운...
P.S : 참... 노래방 4시간 40분. 그렇게 오래 노래방에 있어본 것도 처음인거 같은데,
보통 노래 한곡 부르는데 5분을 잡더라도 줄잡아 50곡은 됐다는 얘기. 그것도 립씽크가 아닌 라이브로만.
나중엔 목이 잠기더라는... 같은 노래 없었으니 알기도 많이 안다.
그나저나 백수가 늘어나니 같이 밤 샐 파트너가 생겨 좋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