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2. 20. 23:47
혼자 이리뛰고 저리뛰며 어학연수를 알아보던 지연이.
내년 1월2일부터 수업이 시작이라며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가야 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다.
자기 준비는 끝났으니 이제 돈 들어가는 절차를 밟으라는 얘기.

자신이 잡아놓은 플랜을 보니,
어학전문교육기관의 6개월코스 후 방학기간에는 NYU (New York University) 의 썸머코스를 들을 계획이란다.
그리고 가을학기에는 NYU의 어학코스를 수강할 예정이라는 것.
NYU를 지향하는 이유는 졸업 후 예술경영과 무대예술을 공부할 유학지망 1순위 대상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분위기 적응차원이란다.

6개월코스의 교육과정을 훑어보니, 하루 6시간 주5일 과정이다.
게다가 매월 테스트를 실시하여 일정수준이상 달성이 안되면 같은 과정 되풀이.
생각보다 하드코스를 택한거 같아 의외다.

- 너... 같은 과정만 여섯번 듣다 오는거 아니냐...???
> 뭐.. 그럼 그거라도 달달 외워서 오겠지만은..., 그런 일이야 있겠습니까.. 
   근데 왠지 내 발등을 찍은거 같기는 하다는 생각이 점점 드는건 왜일까..


지연이는 뉴욕까지 직항편을 원했지만, 항공편을 알아보니 가격차이가 너무 크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직항편과 경유 항공편의 요금차이가 무려 2배 이상이다.
보통 요금이 아주 저렴한 항공편의 경우 2회 경유를 하거나, 아니면 경유지 대기시간이 5시간 이상이라 불편한데,
인터넷을 뒤지다시피 찾아보니 아주 적당한 노선이 있다.
Air China의 서울 - 북경 - 뉴욕 노선인데, 북경 경유시간이 불과 2시간 반이면서, 가격은 100만원 이상 저렴하다.

> 북경에서 나 잘못되는거 아닌가...  중국비행기 수하물 분실이 잦다는데...
- 그것도 경험이고 공부다. 그리고 1/3 가격에 북경까지 구경하고 얼마나 좋으냐...

일언지하에 묵살.


그리고 동생의 사용기를 듣고 초읽기에 몰려 부랴부랴 구입한 무선인터넷 전화기 myLG 070.
두대를 개통하여 하나는 집에, 하나는 지연이에게 들려보냈다.  
서울에서 개통하여 들고간 전화기로 서울 - 뉴욕간 통화는 물론 문자메세지도 주고받는다.
게다가 같은 전화기끼리는 모두 무료다.
지연이는 이 전화기로 한국의 친구들과 일반 휴대폰을 이용하듯 문자메세지를 주고받을 수가 있다.
참 좋아진 세상이다.


오늘 아침 6시10분에 공항으로 출발하여 도착한 시간이 7시반.
가는 도중 6시40분쯤 재원이가 전화를 했다.  지연이에게 이것저것 나름대로 조언을 해준다.
미국사람들 단순하니 스트레스 받지말고, 적응하는게 우선이니 주위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건 다 받고...
통화를 마친 지연이 왈, '오빠는 오빠인 모양이네.. 동생 간다고 이 이른 시간에 전화를 주는거 보니...'

티켓팅을 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생겼다.
큰 가방 하나가 중량 초과란다. 최대 32kg까지만 허용이 되는데, 47.5kg.  나눠야 된단다.
지금??  이걸 어떻게???
초과요금을 지불하면 안되느냐 물으니, 32kg도 초과요금을 내야하지만, 이 크기로는 실을 수가 없단다.
그 큰 비행기에 실을 수가 없다니...??   뭔 말인지 이해가 안되지만, 안된다는데야 도리가 없다.
트렁크 하나만 먼저 집어넣고는 헐레벌떡 가방을 새로 하나 구입해서 분리작업.

그러느라 20~30분 정도 시간을 잡아먹었다.
설렁탕을 먹고싶다는 지연이의 1년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한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는 20분이 지나니
종업원이 와서 주문하시겠느냐고 묻는다.  @>@~~  뭐야..???



결국 이렇게 사진만 찍고 나왔다.

사진 찍으며 하는 말, '아빠 블로그에 올리면 혹시 다른 분들이 '얘는 왜 이렇게 손톱을 까맣게 했느냐' 고
욕하시는거 아닐까??' 


Boarding Time 9시.
시간에 쫒겨 샌드위치 한쪽을 미처 먹지도 못하고 9시 5분전에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심사장에 사람이 많아 혹시 시간에 늦진 않았을까 걱정이 됐는데, 아무 연락이 없는걸보니 출발은 한 모양이다.
지금쯤이면 북경에서도 출발을 했겠네...


당초 2008년 1월에 들어오겠다던 녀석이 어제 갑자기 내년 11월 중순에 들어올거란다.
갑자기 단축하는 이유를 물으니, 2008년 춘계공연에 참가할 작품 Presentation이 내년 12월말에 있다며
그 준비를 해야 한단다.  졸업 전에 큰 무대를 꾸미고싶은 욕심이 동한 모양이다.


이.지.연.
저 머리 속은 얼마나 복잡한지 한번 열어보고 싶다.
좌우간 넌 참 할거 많아 좋겠다.

그런데, 아빠는 왜이리 점점 마음이 바빠지냐...

하지만, 앞으로도 네 생각을 따라잡느라 아빠가 늘 허둥됐으면 좋겠다.
작은 머리에 큰 생각이 담기고, 좁은 가슴에 넓은 마음을 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