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성장을 확인한 지연이의 미국여행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8. 3. 10:57

미국여행을 떠났던 딸아이가 돌아왔다.
처음 혼자 외국을 다녀 온 것이라 무엇을 느끼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여
몇시간 동안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주로 나는 듣는 입장이었지만...

보름동안 주로 무엇을 하였느냐 물으니,
당초 주 목적인 뮤지컬을 다섯편 보았고, 하루에 대여섯 시간을 걸어다니며 시내 곳곳을 둘러보았단다.
그리고, 코넬대를 방문하여 그곳 학생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편입학 절차에 대한 정보도 알아보았다고 한다.
또,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2학기 수강신청도 마쳤다고...  정말 세상 많이 좋아졌다.

코넬대에서 특별히 느낀게 있느냐고 물으니,
신나게 노는건 다 똑같은데, 자기네 학생들은 실컷 놀고 난 다음, 그 영향으로 다른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곳 학생들은 신나게 놀다가도 해야 할 일을 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듯 몰두하더라며,
그런 면이 너무 멋있어 보이고 부러웠단다.

이번 여행은 딸아이에게 유학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한거 같다.
딸아이는 편입학을 위한 구체적인 Action Plan 까지 제시한다.

1. 내년 3월 편입학 전형을 목표로, 지금부터 내년 2월까지 필요한 준비를 한다.
2. 가장 중요한 어학은 서울에서 준비하는게 좋기 때문에, 안성 오피스텔에서 철수하고 서울에서 통학을 한다.
3. 이미, 통학으로 인한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 2학기 시간표는 수요일과 목요일로 몰았단다.

그리고, 내년 3월 편입학이 안될 경우에는, 불필요하게 편입학에 집착하기 보다,
그냥 여기서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과정으로 유학을 갈 생각이라며, 그게 낫지 않겠느냐고 내게 되묻는다.

들어보니, 나름대로는 깊이 생각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자유의 여신상]도 봤느냐고 물으니, 거긴 가보지 못했단다.
뉴욕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은 들르는 곳인데, 왜 안 갔느냐고 물으니,
대신 뉴욕의 공원들을 다 돌아보았다고...  그 바쁘게 보이는 도심 한복판의 공원에서 한가로이 책도 보고
자유로이 누워 있는 모습들이 너무 신기하고 좋아 보여, 자기도 모든 공원에 들러 여유를 느껴보고 싶었단다.

뮤지컬에 대한 내용은 물론, 여행기간 중 보고 듣고 느낀 점에 대해 꼼꼼히 메모를 한 노트를 보지 않았더라도,
[자유의 여신상]을 가보지 못한 이유를 들으며,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의미있는 여행이 됐던거 같아 흐뭇했다.

가장 아쉬웠던게 무엇이었냐고 물으니, 미국에 도착하여 이틀이 지나며 조금씩 입이 떨어졌는데,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영어를 구사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 제일 아쉬웠단다.


아이가 강한 동기유발이 된건 좋은 일인데,
아이가 편입학 준비를 하듯, 그럼 나도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
 
코넬대학이면 소위 아이비리그가 아닌가...
아이비리그 학비가 비싸다고 하던데... ㅡ.ㅡ

지연아...  이왕 준비하는거...  장학금까지 염두에 두면 안되겠니...???
대한민국에 안되는게 어딨니...???    다 되지...
특히, 우리 딸인데... ^&^~~~






지연이가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내껀 남성용 화장품.  눈가 주름제거크림까지 있단다.
오빠꺼는 모자인데, 원하는 글자를 넣어준다길래, 오빠가 좋아하는 두산베어스 구호인 [Hustle Doo]를 넣었단다.
엄마꺼는 화장품과 니트웨어.  근데... 왜 엄마꺼만 두개냐...  엄마는 따로 유럽도 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