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부자(父子)의 15년 전후 두 모습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5. 4. 09:36
이 사진은 제주도에서 찍은 것이다.
언제인지 기억은 확실치 않은데, 아마 초등학교 입학 전후가 아니었나 싶다.
이 사진을 나는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액자로 만들어 안방에 비치하고 있다.
모델이 우리라서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이 사진을 볼 때 마다
父子간의 정(情)이 느껴지고, 마치 아버지가 아이에게 바다와 같은 인생을 가르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아들도 어려서부터 이 사진을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아직 정신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신체적으로는 이제 아들녀석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또 15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그때는 정신적으로도 든든하게 느껴지겠지. 그리고 ... ...
아마, 뒤에서 보는 어깨의 폭과 등의 크기만큼 어린 마음에는 아빠가 든든하게 느껴졌나 보다.
그리고, 약 15년 후...
내 목에 미치던 아들녀석의 키는 이제 내 머리 위로 훌쩍 커 버렸고,
내 겨드랑이 밑에 있던 아들의 어깨였는데, 어느덧 내 어깨가 아들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자그마하던 몸집이 이제는 나를 압도하고 있다.
재원이가 나의 보호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