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할머니의 죽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12. 23. 22:40
친구의 모친상에 문상을 간 자리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친구에게 추운 날씨에 장례를 치르느라 고생이 많겠다는 위로를 하고난 뒤,
할머니의 부음을 접하니, 그것도 기분이 참 묘하다.
할머니는 향년 95세.
지난 추석 때 찾아뵈었을 때도 정신은 아주 맑으셨다.
나이가 드신 탓에 앞이 안보이시는 것 외에는 기억력이나 청력이 놀라울만큼 좋으셔서 깜짝 놀라곤 했는데...
특히나 기억력은, 정말 저 연세에 어쩜 저렇게 자식들의 나이까지 일일히 기억을 하시나... 할 정도로 놀라우셨다.
그동안 모시고 있던 숙모님의 말씀에 의하면,
돌아가시는 날 아침에, '나좀 씼겨달라' 고 하셔서 목욕을 시켜드린 후, 옷을 갈아입혀 드리고,
새 이불보로 요를 깔아 눕혀드렸는데, 그 상태에서 돌아가셨단다.
생전에 깔끔하고 고우셨던 분이 끝까지 깔끔하고 곱게 돌아가신거다.
장례를 치루는 날도, 어제 삼오제를 치를 때도 기온이 무척 떨어졌는데도 바람이 불지않아 별 추위를 느끼지는 못했다.
모두가 돌아가신 분의 복이고 덕인지...
상을 치르는 동안 장손자로서의 도리와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이 내내 마음을 짓누른다.
장례를 치르며 한가지 새삼 느낀것이 하나 있다.
할머니는 몇년 전에 천주교 영세를 받으셨는데, 이번 장례기간 동안에 성당의 영령회와 봉사회 분들이 보여주신
봉사정신이 너무 인상 깊었다.
전혀 모르던 분이셨음에도 빈소를 같이 지키며 기도를 해주시고, 장례식날도 이른 아침부터 빈소로 찾아와
같이 운구를 하고 장례미사를 치러주시고, 또 장지인 천안까지 동행을 해주신 것이 너무 인상 깊었다.
우리만이 아닌 다른 분이 돌아가셔도 다 그렇게 도움을 주실텐대,
봉사회 남자분들의 경우 생업까지 잠시 미루시고 진지하게 도움을 주셨다.
사람마다 죽는 날을 미리 기약하고 정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부모님이나, 나중에 나도 겨울에 죽지않았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 얼어있는 땅속에 관을 내리고 흙을 덮는 것은 이별의 슬픔을 더욱 차게 느끼게 된다.
영하의 추운 동토지만, 자식들의 애정이 할머니의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리라 생각한다.
친구에게 추운 날씨에 장례를 치르느라 고생이 많겠다는 위로를 하고난 뒤,
할머니의 부음을 접하니, 그것도 기분이 참 묘하다.
할머니는 향년 95세.
지난 추석 때 찾아뵈었을 때도 정신은 아주 맑으셨다.
나이가 드신 탓에 앞이 안보이시는 것 외에는 기억력이나 청력이 놀라울만큼 좋으셔서 깜짝 놀라곤 했는데...
특히나 기억력은, 정말 저 연세에 어쩜 저렇게 자식들의 나이까지 일일히 기억을 하시나... 할 정도로 놀라우셨다.
그동안 모시고 있던 숙모님의 말씀에 의하면,
돌아가시는 날 아침에, '나좀 씼겨달라' 고 하셔서 목욕을 시켜드린 후, 옷을 갈아입혀 드리고,
새 이불보로 요를 깔아 눕혀드렸는데, 그 상태에서 돌아가셨단다.
생전에 깔끔하고 고우셨던 분이 끝까지 깔끔하고 곱게 돌아가신거다.
장례를 치루는 날도, 어제 삼오제를 치를 때도 기온이 무척 떨어졌는데도 바람이 불지않아 별 추위를 느끼지는 못했다.
모두가 돌아가신 분의 복이고 덕인지...
상을 치르는 동안 장손자로서의 도리와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이 내내 마음을 짓누른다.
장례를 치르며 한가지 새삼 느낀것이 하나 있다.
할머니는 몇년 전에 천주교 영세를 받으셨는데, 이번 장례기간 동안에 성당의 영령회와 봉사회 분들이 보여주신
봉사정신이 너무 인상 깊었다.
전혀 모르던 분이셨음에도 빈소를 같이 지키며 기도를 해주시고, 장례식날도 이른 아침부터 빈소로 찾아와
같이 운구를 하고 장례미사를 치러주시고, 또 장지인 천안까지 동행을 해주신 것이 너무 인상 깊었다.
우리만이 아닌 다른 분이 돌아가셔도 다 그렇게 도움을 주실텐대,
봉사회 남자분들의 경우 생업까지 잠시 미루시고 진지하게 도움을 주셨다.
사람마다 죽는 날을 미리 기약하고 정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부모님이나, 나중에 나도 겨울에 죽지않았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 얼어있는 땅속에 관을 내리고 흙을 덮는 것은 이별의 슬픔을 더욱 차게 느끼게 된다.
영하의 추운 동토지만, 자식들의 애정이 할머니의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