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국내여행

2008년 가족여행 - 잠시 타임머신을 태워준 삼성궁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3. 09:06

섬진강을 따라 가는 길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지방을 다니며 느껴지는건 길이 너무 좋다는 것과, 우리나라의 팬션문화가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발달했다는 것.
이제 어딜가나 팬션이 보이는데, 그저 단순한 패션이 아닌 정말 그림같은 예쁜 팬션들이 곳곳에서 자신을 내보인다.

화개장터와 최참판댁 입구를 지나 섬진강과 헤어질 무렵,
이제 꼬불꼬불 산을 끼고도는 호젓한 도로가 우리 가족의 동반자를 자처하고 나선다.

그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니 슬슬 좌우에 보이기 시작하는 초가촌.

그리고 좌우에 예절학당 표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뭐가 이리 많은가...
하도 학당 표지판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럽다.  정작 청학동은 어딜 말하는거야..

많은 서원의 표지판을 보며, 문득, 아직 이곳에 우리가 알고있는 청학동의 순수함이 남아있기는 한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곳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 집사람이 제안을 한다.
이 근처를 어설프게 배회하느니 삼성궁을 들러보는게 날거라는 의견을 접수하여 삼성궁으로 방향을 잡았다.


三聖宮.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성지라는 고조선 시대의 소도(蘇途)를 재현한 곳.
1983년에 복원하였다니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요즘같은 현대문명 속에서
누군가 민족의 정신혼을 찾는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는게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표소를 거쳐 들어가니 이제 모든 형식이 달라진다.
그리고 옆에 보이는 것.



이게 무슨 그림인가 들여다보니 그림이 아니라 지도다.
삼성궁의 지도조차 이렇게 옛날 방식으로 그리고 있다.




선국(仙國).
정말 이 안은 신선들의 세계와 같은 곳일까?



그것을 확인해볼겸 이제 仙國으로 들어가보자.



음...  저 안에 신선이 한분 계시는구만.  근데, 경고 팻말이 분위기 깨는듯.

근데, 여기가 아닌갑다.


 

저 안이 진짜 仙國인가 보다.  그럼 여기는 그 경계인 仙界인가...??




동굴같은 입구에 들어서니 안이 컴컴한데, 굴의 천정에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
석기시대 동굴벽화처럼 묘사를 하고, 다양한 그림과 상형문자도 재현을 했다.
이 그림은 노루사냥을 하는거 같은데, 음... 사냥은 확실히 남자가 하는구만...^^


동굴을 빠져나오니 또 입구가 있다.   仙國 들어가기가 쉽지않네...



여기는 임의로 들어가는게 아니다.
오른쪽의 징을 세번 치고 기다리면 저렇게 삿갓을 쓴 수련생이 나와 인도를 한다.
 
그렇게 세 관문을 거쳐 들어간 곳이 비로소 삼성궁.
잠시 삼성궁의 내부의 모습을 빙둘러보자.

 

 

저런 돌탑을 볼 때마다 생기는 궁금증.
태풍을 어떻게 견딜까...

지연이는 관람도 다이어트 운동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아이다.  그래서 늘 앞장서서 운동하듯 걷는다.

 

이곳 조경의 특징이라면 맷돌을 많이 활용한 것인데, 맷돌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처음엔 연못의 라인을 참 희한하게 만들었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태극문양이다.  연못마저 태극문양으로 만들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안에 있는 화상은 환인, 환웅, 단군의 화상.

세분이 반만년 역사의 우리나라를 건국하셨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建國殿으로 한거 같고,
이 세분 聖人을 모시는 곳이라 하여 이곳을 三聖宮이라 명명했나 보다. 


삼성궁은 정말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설계를 한 것이, 저 곳을 빙둘러보는 동선이 어디 하나 겹치는 곳이 없다.
관람을 하며 걷다보면 구석구석을 돌아 절묘하게 마지막에 간단한 기념품가게를 거쳐 빠져나가게 되어있다.  

삼성궁에는 수련생이 기거를 하는데, 저곳에서 학문도 닦고, 전통무예도 연마한다고 한다.

이렇게 고조선시대를 추구하는 삼성궁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이 재밌다.
현 시대와 동떨어져 구분을 지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처음 들어갔던 仙國 입구까지 나오면 휴게실과 전시장이 있다.



전시장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계단 끝부분은 용머리조각.

믿기지않는 것은, 이게 통나무 하나로 만든거라는 것.
그러니까, 엄청나게 굵은 나무를 깎고 구멍내고 조각해서 들여놓은거다.  @>@~~



바닥에 깔린 것은 모두가 작은 수석들.


흥미롭게 삼성궁을 돌고 나오니, 한번 봤으니 입장료라도 아끼겠다며 밖에서 기다리던 집사람이 벌에 쏘여 긍끙대고 있다.
관리하는 사람에게 혹시 바를 약품같은게 없느냐고 물으니, 돈주고도 벌침 맞으니 돈 벌었다고 그러더라나...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