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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이와 함께 한 2007 여름여행 17 - 마음이 밝지만은 못했던 쌍계사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5. 01:51
화개장터에서 10분 거리인 쌍계사.

언제부턴가 절을 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절이 아니라 절이 자리잡고 있는 산의 환경정화를 위해 입장료를 받는거겠지만,
신도들은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하다.  교세 확장에 지장은 없나...??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갑자기 재원이가 카투사 신분증을 꺼내며 한마디 한다.
'여태까진 별 차이가 없어 가만 있었는데, 여긴 차이가 좀 크네...'

그러고보니 성인 입장료가 1800원인데, 군인은 700원이다.  크긴 크네...



경내가 고즈넉하다.
이 모습만 보면 수도를 하며 도량을 닦는 터전으로 숙연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지나는 스님들의 모습에서 그런 느낌이 반감된다.

쌍계사 스님들이 타고다니는 승용차는 모두 르노삼성자동차다.
요즘 절에서 스님들이 차를 몰고 다니는게 이상하게 보일 정도는 이미 아니지만, 
신부님이나 목사님에 비해 스님들의 자가용 이용은 왠지 어색하게 느껴진다.
편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 속 스님들의 모습이 너무 강하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리라.

축지법이니 경공술, 둔갑술 같은 다소 황당한 비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전의 스님들은 호신술같은 무술에 능했을거라고 생각되는게 소림사의 영향 때문일까?
어렸을 때 읽은 위인전의 기억으로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같은 분들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치는데
큰 활약을 하셨다고 알고있는데, 그게 픽션이었을까? 

피자판을 들고 다니는 젊은 스님의 모습에서,
욕정을 다스리기 위해 고사리 등 산나물만을 먹으며 무술을 연마하고 도에 정진하는 스님들을 대비해 본다.

절의 경내에서 자동차와 피자를 보며, 저 분들에게 [고행]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저 할로겐등이 꼭 있어야 하는건지...

이런저런 모습에서,
절은 산속에 있으되, 생각은 속세에 너무 가까이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20여년을 몸담았다고, 옛 회사 사람들의 자취를 보니 반갑다.
[리쿠르팅 소원성취]라고 기원한걸 보니, 예나 지금이나 조직증강을 중요시 하는건 변함이 없구만.

그 밑에 [대입합격]은 그렇더라도 [외고입학]까지... 
저렇게들 숙원하는 외고를 학원도 안 다니고 말 그대로 얼떨결에 들어간 지연이가 새삼 고맙다.
물론 본인은 자기 인생의 2대 실수 중 하나라지만... 




쌍계사의 느낌은 이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