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국내여행
재원이와 함께 한 2007 여름여행 15 - 반상(班常)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최참판댁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1. 00:31
날씨가 참 좋다.
지난 밤 그리도 비가 많이 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하동 [최참판댁].
가뿐한 마음으로 최참판댁으로 향하며 신호등에 멈춰 있을 때, 옆 차가 창문을 열더니 묻는다.
'최참판댁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며, 우리도 그곳으로 간다고 하니, 그때부터 우리 뒤만 졸졸 따라온다.
박경리氏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
동학농민전쟁 이후 일제의 식민지배와 독립운동, 그리고 해방까지 이어지는 우리 근대사의 격동기를,
작가 박경리는 이곳 악양을 배경으로 한 양반가문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온 국민에게 들려주었다.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氏는 1960년대 어느 날 화개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길에 이곳을 지나다 토지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한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들어가면 기념품가게와 음식점이 몇 개 이어진다.
기념품가게는 생각보다 깔끔하다. 파는 품목의 내용도 좋고, 물건에 정성이 들어보인다.
몇 종류를 구입하며 내가 하기에 괜찮아 보이는 목제목걸이도 하나 샀는데, 돌아와서 하루만에 줄이 끊어진다.
ㅉㅉㅉ... 하지만, 워낙 가게의 이미지가 좋아 불량품이라고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내 목이 너무 거친가보다...

토지에 나오는 서민들의 집.
SBS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각 집의 입구마다 [두만이네 집], [김훈장 집] 等 이름표를 붙여 놓았다.
집안에는 사람은 물론 살지 않지만, 우리에 돼지나 닭들은 있는 걸로 보아
관리하는 사람들이 관광객을 위해 키우고 있는 모양이다. 수로(水路)까지 설치되어 있네.

만석꾼 대지주 최치수와 고명딸 서희의 집인 최참판댁.
아무 것도 없는 상민들의 허름한 초가집과 너무나도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초가집이야 볼게 없으니 그렇다치고, 양반집은 대체 어떤지 구경좀 해보자.

후원의 연못.
하루종일 갖다 바치는 모이를 먹어가며 자유로이 수영을 즐기는 잉어들이
도랑물을 걸러 세수를 하는 상민들의 삶보다 팔자가 훨씬 좋아 보인다.

참판댁 굴뚝은 격조도 다르다.
같은 연기를 뽑아내는 굴뚝이라도 참판댁 굴뚝은 참판다워야 하는 모양이다.

개발에 편자라 했던가...
고풍스런 정자에 티셔츠와 선그라스는 확실히 격이 안 맞는다.
단아한 흰색 저고리에 망건 정도는 갖춰야 분위기에 어울릴 듯 하다.
이외에 식객들이 머무는 곳, 사랑채, 서재 等이 있으나 그런 것들의 사진은 생략키로 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땅, 아니 저 이상을 소유해야 만석꾼이라는 소리를 들었을게다.
저 논을 경작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을 것이고, 많은 시간의 흐름과 의식의 변화 속에
지주와 소작인 사이의 갈등은 필연일 수 밖에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소수의 지배계층과 다수의 피지배층 간의 간극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사회제도가 좋아진다 해도
궁극적으로 공존하기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립과 화해의 반복 속에 그 진동의 폭을 작게 할 뿐.
평화롭게 느껴지는 넓은 논, 그 한가운데 자리잡아 지도자와 같이 중심을 알려주는 큰 나무.
강한 느낌으로 둘러있는 산세와, 속에 무엇을 품고 있을지 모를 뭉게구름.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
저 풍경 속에 숱한 질곡의 역사가 있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끝없는 변화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난 밤 그리도 비가 많이 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하동 [최참판댁].
가뿐한 마음으로 최참판댁으로 향하며 신호등에 멈춰 있을 때, 옆 차가 창문을 열더니 묻는다.
'최참판댁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며, 우리도 그곳으로 간다고 하니, 그때부터 우리 뒤만 졸졸 따라온다.
박경리氏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
동학농민전쟁 이후 일제의 식민지배와 독립운동, 그리고 해방까지 이어지는 우리 근대사의 격동기를,
작가 박경리는 이곳 악양을 배경으로 한 양반가문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온 국민에게 들려주었다.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氏는 1960년대 어느 날 화개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길에 이곳을 지나다 토지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한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들어가면 기념품가게와 음식점이 몇 개 이어진다.
기념품가게는 생각보다 깔끔하다. 파는 품목의 내용도 좋고, 물건에 정성이 들어보인다.
몇 종류를 구입하며 내가 하기에 괜찮아 보이는 목제목걸이도 하나 샀는데, 돌아와서 하루만에 줄이 끊어진다.
ㅉㅉㅉ... 하지만, 워낙 가게의 이미지가 좋아 불량품이라고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내 목이 너무 거친가보다...
토지에 나오는 서민들의 집.
SBS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각 집의 입구마다 [두만이네 집], [김훈장 집] 等 이름표를 붙여 놓았다.
집안에는 사람은 물론 살지 않지만, 우리에 돼지나 닭들은 있는 걸로 보아
관리하는 사람들이 관광객을 위해 키우고 있는 모양이다. 수로(水路)까지 설치되어 있네.
만석꾼 대지주 최치수와 고명딸 서희의 집인 최참판댁.
아무 것도 없는 상민들의 허름한 초가집과 너무나도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초가집이야 볼게 없으니 그렇다치고, 양반집은 대체 어떤지 구경좀 해보자.
후원의 연못.
하루종일 갖다 바치는 모이를 먹어가며 자유로이 수영을 즐기는 잉어들이
도랑물을 걸러 세수를 하는 상민들의 삶보다 팔자가 훨씬 좋아 보인다.
참판댁 굴뚝은 격조도 다르다.
같은 연기를 뽑아내는 굴뚝이라도 참판댁 굴뚝은 참판다워야 하는 모양이다.
개발에 편자라 했던가...
고풍스런 정자에 티셔츠와 선그라스는 확실히 격이 안 맞는다.
단아한 흰색 저고리에 망건 정도는 갖춰야 분위기에 어울릴 듯 하다.
이외에 식객들이 머무는 곳, 사랑채, 서재 等이 있으나 그런 것들의 사진은 생략키로 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땅, 아니 저 이상을 소유해야 만석꾼이라는 소리를 들었을게다.
저 논을 경작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을 것이고, 많은 시간의 흐름과 의식의 변화 속에
지주와 소작인 사이의 갈등은 필연일 수 밖에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소수의 지배계층과 다수의 피지배층 간의 간극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사회제도가 좋아진다 해도
궁극적으로 공존하기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립과 화해의 반복 속에 그 진동의 폭을 작게 할 뿐.
평화롭게 느껴지는 넓은 논, 그 한가운데 자리잡아 지도자와 같이 중심을 알려주는 큰 나무.
강한 느낌으로 둘러있는 산세와, 속에 무엇을 품고 있을지 모를 뭉게구름.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
저 풍경 속에 숱한 질곡의 역사가 있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끝없는 변화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