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국내여행

재원이와 함께 한 2007 여름여행 8 - 개척과 창의가 엿보이는 외도해상농원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 08:32


외도는 개인소유 섬이다.

서울의 평범한 수학교사 이창호 선생이 바다낚시를 나왔다가 풍랑을 만나 피신하게된 거제 앞바다의 섬. 
그렇게 인연을 맺은 섬을 사들여 20 여년간 개간을 하여 1995년 4월 15일 개장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돼지농장을 하였다가 실패를 하고, 식물농원으로 전환하였다고 하는데,
전화위복이란 이럴 때 딱 알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만약 외도가 돼지농장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섬에는 오물냄새가 진동할터이고, 인근 바다도 많이 오염이 되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랬을 경우, 외도는 사람이 찾아오는 섬이 아니라, 돼지가 육지로 찾아나가는 섬이 되었을 것이다.

그랬을지도 모를 외도는 지금 이런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매년 4~5월에는 양귀비, 그리고 겨울에는 동백이 찾는 이의 마음을 잡아 끈다는 외도의 정원.
외도에서는 카메라 렌즈가 방향감각을 잃고 갈팡질팡한다.
수도없이 찍은 사진을 다 올리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쉬워, 그중에서도 몇가지나마 짜집기 해보았다.




마치 지중해를 연상케하는 모습.
전망대의 윤곽이나, 조경이 어우러진 주변의 풍광이 유럽풍이다.




동화나 만화 속의 풍경과 같은 모습에 반해 곁다리도 붙어보고... 




한류드라마의 열풍을 몰고와 배용준을 일약 아시아의 수퍼스타로 만들어준 [겨울연가].
그 한류 원조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 외도에 있었음을 처음 알았다.
[겨울연가]의 로케이션 헌팅 담당자는 어떻게 이곳까지 찾아오게 됐을까...???




아기자기한게 많다.  하나하나에 대해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기도의 장소.
정말 이곳에서 기도를 드린다면 편안하게 맑은 마음을 올릴 수 있을거 같다.


 
안에는 이렇게 정갈하게 꾸며놓았는데,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안에 들어가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를 올릴 수가 있다.
오염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다는게 죄악이 될거 같아, 차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주인의 성품이 느껴지는, 가장 아름답게 내 마음에 자리잡은 곳.





몇몇 여행사이트에도 외도에 대해 [파라다이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내 생각에 낙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인공적인 요소가 많다.

외도는 잘 설계되어 만들어지고, 많은 정성으로 소중하게 가꾸어진 정원이다.
어떻게 섬 전체를 저렇게 가꿀 생각을 하게되었는지, 그 창의성과 열정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외도를 돌아보며 한가지 아쉬운게 있었다.
보통사람들의 경우 외도에 가는 교통수단이 유람선 밖에 없음을 감안할 때,
유람선이 관람을 허용하는 1시간 30분은 외도의 정취를 여유롭게 감상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외도는 곧 관광객 천만명을 맞게 된단다.
12년간 쳔만명이라면,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찾았다는 것이고,
외도의 입장료가 8000원이니, 천만명이라면 입장수입만 800억이 된다.

엄청난 돈이지만, 그동안 이곳에 투자한 비용뿐만 아니라, 이곳에 뿌린 땀과 열정을 생각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곳을 개간하신 이창호선생 부부도 이곳을 투자처로 생각하지는 않았을터,
오로지 개인 취미를 기반으로 한 필생의 소명이라 생각하셨을 것이다.

이창호선생은 작고하시고, 지금은 부인이 이곳에서 기거를 하며 관리를 한다고 들었는데,
돌아오는 배 안에서 재원이에게 물었다.

- 여기서 살며 이곳을 관리할 자식에게 외도를 유산으로 넘겨주겠다면, 너같으면 어떨거 같아?
> ...  나는 아닌거 같아...   

- 재산가치가 수십 수백억이 될텐데...???
> 그래도 자신없어.


정말, 외도는 앞으로 누가 어떤 모습으로 관리하게 될 것인가 가 궁금해졌기 때문에 던진 질문이었는데,
내가 자식으로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글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