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2001 유럽배낭여행

그들을 검소하게 만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소형차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27. 23:04
배낭여행을 하면서 하나 반가운 것은 어딜가나 한국차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아비뇽, 몽펠리에, 프로방스에 나폴리, 폼페이, 심지어는 카프리섬에서까지.

그러더니 오늘, 
이쪽 해안에서 맞은 편 해안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밖에 안되는 좁고 긴 섬 Lido에서도 마티즈를보았다.

물론 대부분이 아토스, 마티즈 등 소형차이고, 누비라, 넥시아 등이 가끔...
또, 어쩌다 엘란트라, 산타페를 보지만 좌우간 참 반갑고, 세계 곳곳에서 부지런히들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나와서 보니한국의 소형차들도 디자인 면에서 전혀 꿀림이 없이 당당하다.
또 유럽의 도시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소형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Italy는 소형차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호한다기 보다, 냉정히 표현하자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옛 유적들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하다보니 도로확장 등은 꿈도 꿀 수 없고,
결국 옛날 마차가 다니던 폭이 좁은 골목길이 많아 대형차는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중세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 어쩔수 없이 소형차를 택하게 만들고,
이것이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검소해보이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다시 얘기하지만,
유럽에선 정말 개똥을 조심해야한다.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다. 
곳곳에 지뢰밭이 널려 무심결에 걸으며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보면 '아차~~' 하기가 십상이다. 
아~~   짜증나...

나도 그렇게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 몇번을 당했는지 모른다.
초이와 늘 입버릇처럼 외치는 구호.
'자나 깨나 똥조심.  마른 똥도 다시 보고, 밟은 똥도 다시 보자.' 

특히, 야간 침대열차로 이동하게 예정된 날은 하루종일 신경을 써야만 한다.
침대열차의 1층이 아닌, 2층이나 3층 침대를 이용하게 되면 혹시나 모를 도난방지를 위하여
신발을 발끝에 올려놓고 자게 되는데 (간간히 도난사례가 많단다.)
아무리 발끝이라지만, 똥 묻은 신발을 같이 올려놓는게 영 찜찜하기 때문이다.
혹시 냄새라도 나게되면 동승자에게도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지않은가.

그래서, 나중에는 지도를 보거나 구경을 할 때는 아예 그 자리에 정지해서 살피게 되는,
웃지 못할.. 믿지 못할.. 행동을 하게 된다.
화장실가서 신발바닥을 세척하는 모습도 남들이 볼 때는 웃기는거 아닌가.

대부분이 애완견의 배설물인데, 짜식들... 개를 끌고 다니려면 뒷처리를 잘 해야지.
개 끌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들이 문화인 흉내만 내고 있다.




리도섬에서 본 얘는, 사실 위에서 지적한 현행범이 아닌데
괜히 오명을 뒤집어쓰는거 같아 좀 미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