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2001 유럽배낭여행

아쉽기만한 피렌체의 하루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7. 03:06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이름만큼이나 정말 크다.
마치 병아리들 가운데 어미닭이 알을 품고있는 듯 하다.
주변의 건물들이 대개 4~5층 규모이니 저 웅대함이 비교가 된다.

이태리에는 어딜가나 대성당이라 일컬어지는 두오모가 많은데,
Firenze의 Duomo는 로마와 르네상스의 결정체가 아닌가 싶다. (비전문가의 시각에서) 
로마의 정교하고 세밀한 조각에 화려한 color 가 가미됐다.
대리석도 color 대리석이 등장한다.

두오모를 만든 사람들 중에 피렌체 두오모를 만든 사람들이 제일 고생이 심했을거 같다.


그런데, 초이는 왠일인지 두오모를 계속 헷갈리고 있다.
두모오라 그랬다가, 부비오...  두오요...  두요오...
나로서는 따라하기도 힘든 발음들을 신기할 정도로 잘 만들어내고 있다.
영어 잘 하는 사람은 이태리 발음이 어려운가보다.


 


미켈란젤로 언덕의 석양.

이 정취에 많은 연인들, 배낭여핵족들, 그리고, 노인들이 하염없이 취해있다.
계단에 앉아, 멀리 아르노강을 끼고 있는 도심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조차 운치가 있어보인다.


시뇨리아광장을 돌아 골목으로 접어드니...  얼래~~~



얘네들은 또 뭐냐??  
두 녀석은 인상도 딴판이고, 체격도 영 다르다.
한 녀석은 동정심을 유발해 돈을 벌고, 한 녀석은 걷은 돈 지키는 놈인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그래도 맨바닥에 앉혀놓기는 미안한지 담뇨는 깔아줬네.
근데, 저렇게 튼실한 녀석을 내세워도 동정심이 유발되나?
우리의 앵벌이 자격기준과는 많이 다르구만.

얘네들이 자리잡은 우측의 쇼핑몰은 제법 고급상점이던데, 
좋은 물건 사는 사람들이 인심도 후하다고 생각해서 저기에 자리를 잡았나보다. 
우리나라 구세군 자선남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더만.


피렌체는 무임승차 하기가 좋다.  오늘만 세번의 무임승차를 했다.
지금 마시고 있는 맥주값 8000리라는 충분히 뽑고도 남았다.

나라망신 시키는거 같아 도덕적으로 좀 찜찜하지만, 이게 또 배낭여행의 재미 아니겠나.


이렇게 Firenze의 아쉬운 하루가 지나간다.
더 보고싶고, 더 있고싶지만, 욕심을 부리다보면 그만큼 버려야할게 많아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있는 곳을 떠나는 아쉬움을,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메꾸며 가는게 여행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