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꼬맹이

궁금했던 지연이에 대한 꼬맹이의 반응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7. 08:39
지연이가 귀국한다는 얘기를 듣고나서 무척이나 궁금한게 있었다.
그것은 지연이에 대한 것이 아니다.  다소 엉뚱하지만, 꼬맹이의 반응이 궁금했다

꼬맹이가 과연 지연이를 알아볼까?




저 목욕할 때 안됐어요??


꼬맹이와 함께 하면서 동물들의 후각인지 본능인지 좌우간 감각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재원이는 아파트 현관 출입증이 없다. 때문에 집에 들어올 때는 1층 출입구에서 벨을 누른다. 
정말 신기한건 아파트 1층에서 벨을 누르는데도 재원이인지 외부사람인지를 인지한다는거다.
재원이일 경우는 거실에서 별 변화가 없는 꼬맹이가, 외부인일 경우에는 어떻게 느끼는지 그때부터 어디론가 숨는다.

또, 집 문의 전자키 보턴을 누를 때도 그렇다.
나나 집사람이 전자키 누르면 소리만 듣고도 어느 틈에 문앞으로 달려가서 우리를 기다린다.
반면에 재원이가 키를 누를 때는 거실에 앉아서 바라보기만 한다. 
자기 나름대로 주요인물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이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도 남녀에 대한 대응이 다르다.
남자일 경우에는 꽁꽁 숨어 어딨는지 보이지도 않고, 설사 숨어있는 곳을 알아 나오라고 해도 꿈쩍도 않는 녀석이
여자일 경우에는 일단 몸을 숨겼다가도 자기가 슬금슬금 나타나 동태를 살핀다.
저도 남자라고 여자는 쉽게 보이는건지...^^  


매일 혼자 집에만 있어서인지 꼬맹이는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는거 같다.
혼자 있다가 우리가 들어가면 졸졸 따라 다니며 계속 눈을 맞추면서 그렇게 뭐라 말을 건넨다.
하긴 혼자서 있을 때 꼬맹이가 무엇을 하겠는가.  잠을 자거나 밖을 내다보는게 전부일 뿐,
혼자 소리를 내지도 않을테니, 저도 얼마나 사람이 그립고 말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하면 참 안스럽다.

품에 안아 밖에 데리고 나가려하면 발톱을 세우며 안나가려 한다.
한번은 강제로 아파트 마당에 내려놓으니 바짝 엎드려 두려운듯 주위를 살피며 내는 이상한 울음소리가
얼마나 마음에 아프게 와닿던지 측은해서 혼났다.




나 이 정도면 얼짱.. 아니 묘(猫)짱 아닌가?  이목구비가 나무랄데가 없잖아.
 

2주 전,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꼬맹이가 태어난 병원에 갔었다.
그날 각자 고양이를 데리고 그곳에 온 다른 사람들에게 꼬맹이는 스타가 됐다.
잘 생겼다는 말에, 꼬맹이 코를 보고 자기네 고양이 코에 실리콘을 주입해야겠다는 말에,
심지어는 꼬맹이의 자세를 보고는, '애는 고양이 자세가 나온다.' 는 말까지...
거참, 당연한 얘기를...   고양이가 고양이 자세가 나오지, 무슨 자세가 나오겠어... 

하지만, 꼬맹이는 저에 대한 주위의 찬사에 아랑곳없이 쫄아가지고 잔뜩 웅크리고만 있었다.

그날 간단한 피검사에 예방접종 비용이 14만5천원.  @>@~~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별로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않았는데, 집사람에게 이랬다.
'솔직히, 내가 예방주사 맞는거라면 15만원 주고 못맞지..  내가 맞는거였다면 안맞았을거야...'

그 말의 의미는 이렇다.
나야 당장 예방주사를 안맞더라도 나중에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그때 조치를 취해도 되지만,
꼬맹이는 무슨 증세가 나타나도 의사표현을 못하니 알 수가 없잖나. 
그러니 비싸다고 생각돼도 미리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에구~ 기대는게 편하긴 한데, 묘짱이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데...


지연이와 집 문을 여는데, 안에서 벌써 뭐라고 소리를 지른다.
저게.. 잠시 후면 도망갈 녀석이...

그런데...
지연이가 집에 들어서는데도 녀석이 전혀 낯설어하는 티를 안낸다.
마치 늘 함께 있었던듯 지연이를 경계하기는 커녕, 오히려 다가가 냄새를 맡는다.
지연이가 반갑다고 번쩍 안아 품에 안는데도 전혀 거부반응이 없고 익숙한 듯 가만 있는다.

정말 희안하네...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셨을 때도 깊숙히 숨어버리던 녀석이었는데...
어떻게 자기나름대로 가족을 인지하는 방법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애완동물을 많이 키워본 사람이, 개는 첫 주인을 섬기고 고양이는 마지막 주인을 섬긴다고 하던데,
꼭 그런 것도 아닌가보다. 

그것도 개묘차인가??? 





음... 이런게 그림의 떡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