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꼬맹이

식구들과 동화되는 꼬맹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2. 05:23
중학생이었을 때 즐겨보던 만화 중에 유도를 소재로 한 만화가 있었다.
[검은 도복]이었던가...

유도의 기본은 낙법.
만화에서 주인공이 고난도 기술의 낙법을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것이 고양이다.
어지간한 높이에서 떨어져도 몸의 균형을 잡아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를 하는 고양이 몸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이다.
실제 고양이들이 그 정도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꼬맹이를 위로 집어던져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꼬맹이를 보며 감탄하면서 부러운게 하나 있다. 
유연성, 특히 척추의 유연성은 정말 놀라웁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동그랗게 감기도 하고, 기지개를 펼 때는 허리를 하늘로 곧추 세우기도 한다.
또한, 앞발과 뒷발이 반대방향이 되도록 상체와 하체를 180도 뒤틀기도 한다.

꼬맹이의 자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자는 모습이 너무 순수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자태 또한 천태만상이다.
잠이 든 상태에서 몸을 이런저런 모양으로 비트는데, 마치 사람이 뒤척이는거와 똑 같다.



눈이 부신 양 얼굴을 가리기도 하고,
잠 자다가 네 다리를 쭉 펴며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마치 사람처럼 배를 내놓고 앞발을 모은 채 길게 누워 자기도 한다.

때론 누운 채 양다리를 벌리기도 하고,
허리를 90도로 꺾기도 하며,
얼굴을 파묻거나, 만사가 귀찮다는 듯 등을 돌리기도 한다.  


꼬맹이가 처음부터 저렇게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잠을 잤던건 아니다.
처음 와서는 침대 밑이나 소파 밑 등 어두운 곳에서만 웅크린 채 잠을 잤고,
좀 지나서는 식구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단순히 엎드린 자세로만 잠을 잤다.

그러던 녀석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부터 식구들 옆에 와서 잠을 잔다.
식구들이 거실에 앉아있으면 누군가의 곁에 몸을 바싹 밀착시킨 채 잠을 자며,
밤에 방문을 열어놓은 채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면, 침대 옆 의자에서 자고 있다.

그리고, 잠버릇도 아주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꼬맹이가 몸을 뒤척이며 연출하는 다양한 잠자는 모습을 보며 집사람이 그런다.

' 얘가 이제 우리 식구가 편하게 느껴지나봐.  그리고 여기가 자기 집이라고 생각되는 모양이고...
  자기한테 위해로운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편안하게 잘 수 있는거 아니야??' 



꼬맹아~~  맞냐?  마음이 편하냐?? 
그럼, 너 이제 [조꼬맹]이 아니라 [이꼬맹]이가 맞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