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산다는건...

동호회의 훈훈한 정... 그리고, 나의 십팔번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6. 29. 05:32
동호회 후배 해탈이가 낙지번개를 하겠다고 나섰다.
무안에서 세발낙지를 공수하여 회원들 배 터지게 먹여 주겠단다.

나 : 어디서 하려고?
해탈 : 글쎄...  가락시장이 어떻겠어요?

나 : 굳이 가락시장에서 할거 뭐있어...  우리 가게에서 해...
해탈 : 형네 가게???   미안하잖아...

나 : 뭐가 미안해???
해탈 : 매상도 못 올려주는데, 괜히 미안하잖아...

나 : 이사람아...  그렇게 따지면 가락시장에서 하면 누가 곱게 보냐??  오히려 더 눈치 보이지...


그래서 어제 샤브미에 일곱명이 모였다.  호세는 큼지막한 보드카를 한병 들고 오고...

해탈이가 고속터미날에서 살아있는 세발낙지를 받아와 주방으로 넘기자, 이재영실장이 잘 처리하여 내준다.
직원들이 초장과 기름장을 개인별로 세팅해 주자, 잔정 많은 해탈이가 백점장에게 한마디 한다.
' 다 내오지 말고, 직원들도 맛 좀 보세요.'

술잔이 이리저리 도는 와중에, 갑자기 판다가 내게 직원들이 모두 몇명이냐고 묻더니, 늦게 온 사람들에게 벌금을 걷는다.
그리고는 거출한 돈을 점장에게 건네며 직원들에게 나눠 주란다.

술이며 안주를 들고 왔는데도 정성껏 서빙을 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웠기도 했겠지만,
직원들에게 내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행동일거라고 생각하니, 그런 마음들이 고맙기만 하다.

이런 작은 것 같으면서도 세심한 배려들이 나를 동호회에서 떠나지 못하게 한다.
항상 정겨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2차를 갔는데... ... ...  

술을 마시다...  깨우길래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쯤...
주위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물어보니 12시 반 쯤 다들 나갔단다.
깨워도 안 일어나자, 워낙 잘 아는 집이라 맡겨놓고(?)  나간 모양인데...  그래도 그렇지... @>@...

문제는, 상의가 안 보인다.  어~~ 그 안에 지갑이랑 다 있는데...  해탈이가 입고 갔단다.
주인장에게 2만원을 지원받아 (이래서 단골이 좋다)  겨우 집에 오기는 했는데,
아침에 해탈이에게 전화를 거니 대답이 걸작이다.

나 : 야 ~~  넌 남의 옷을 입고 가면 어떻허냐...???
해탈 : 형~~~  숙박계 썼어?  안 썼지??   숙박계도 안 쓰고 그렇게 길게 드러누워 자면 어떻해...???    


옷도 건네 받을 겸, 점심을 같이 했다. 호세도 함께 했다.

호세 : 강하형...  어쩜 그렇게 잘 자...???
나 : 내가 언제 잠이 들었지...??
해탈 : 노래부르고 잤잖아.. 

나 : 내가 노래도 불렀다고 ???
호세 : 형은 꼭 노래부른 다음에 자잖아...

미치겠다...  

근데...  내가 무슨 노랠 불렀을까???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취한 그 와중에 비몽사몽간에 부른 그 노래가 진정한 나의 십팔번일텐대...^^